[스포타임] ‘대기록’ 손아섭 “3000안타? 나의 영원한 동반자가 더 중요”
[스포티비뉴스=박진영 영상기자] 17년 동안 한결같은 생각 그리고 실천. “항상 전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가짐으로 항상 준비한다.”
NC 다이노스의 ‘캡틴’ 손아섭(35)이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단독 2위로 올라섰다. 개인 통산 2319개의 안타를 달성하며 ‘양신’ 양준혁 해설위원(2318개)의 기록을 경신했다.
손아섭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3회초 2번째 타석에 오른 손아섭은 키움 선발 장재영의 4구째 152km 빠른 공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최다 안타 1위를 달리고 있는 손아섭. 뒤를 따라오는 2위 KIA 최형우(2263개)와 꽤 차이가 있는 만큼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박용택 해설위원(2504개)의 통산 1위 자리를 향해 달린다. ‘-185’ 적지 않은 숫자이지만, 큰 부상 없이 경기를 소화하는 손아섭에게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지금처럼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다음 시즌에라도 단독 1위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
차곡차곡 안타 수를 늘려가는 손아섭을 향해 ‘대기록’ 3000안타까지 가능하다는 평도 거론된다. 단, 지금처럼 마흔까지 현 페이스를 유지해야만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야구만을 위해 ‘독하게’ 달려온 손아섭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손아섭은 스포티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구는 내 삶의 전부다. 정말 야구만을 위해 전체적인 생활 패턴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1년에 술을 마시는 총량이 소주 한 병이 안 된다. 생일이나 시즌 종료 후 만나는 기쁜 자리에서도 술을 안 마신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독하다’라는 말을 듣는다.”라며 야구와 자신의 관계를 설명했다. 스스로 절제하며 길러온 습관이 그가 35세까지 큰 기복 없이 3할대 타율을 유지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철저한 자기관리에 더해진 꾸준함. 손아섭을 ‘베테랑’으로 만들었다. “프로에서 17년째 뛰면서 변함없는 생각이 딱 한 가지 있다. 야구선수는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있을 때 가장 멋있는 거다. 그리고 나는 그라운드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낀다. 관리를 열심히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좋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아파서 경기를 못 나가면 그 재능을 펼칠 수 없다. 그래서 ‘항상’ 전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가짐으로 ‘항상’ 준비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야구를 위한 확고한 신념. 손아섭을 KBO ‘최고의 교타자’로 만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9개의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은 어떻게든 다 안타를 치려고 했다. 연습과 연구를 수없이 많이 하면서 나만의 컨택존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커버할 스윙 기술을 터득했다.” 겹겹이 쌓인 손아섭의 땀방울은 공이 어디로 들어오든 안타를 때려내게끔 만들었다.
이 열정은 리더십에서도 돋보인다. NC와 함께하는 2번째 시즌. 손아섭은 선수단 투표를 통해 주장 완장을 달고 팀 분위기를 유쾌하게 형성하고 있다. 손아섭 특유의 ‘파이팅’은 공룡 군단을 똘똘 뭉치게 만든다. 경기 직전 선수단 미팅 때, 둥글게 머리를 맞대고 당번의 명언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그라운드로 뛰어가는 NC만의 문화를 만든 ‘캡틴’ 손아섭. NC 다이노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자주 포착되곤 한다. 뿐만 아니라 유행어 ‘오빠 멋지나’로 제작한 티셔츠를 2차례 완판 시키는 등 다양한 구단 마케팅에 관여하며 NC와 ‘완벽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다이노스 오빠’ 손아섭의 응원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손아섭은 타석에서 응원가를 듣고 웃음을 참은 적이 있다고 조심스레 실토했다. “근데 이게.. ‘웃참’한 적이 있기는 있는데.. 있.. 있다. 왜냐하면 ‘오빠’를 남성분들이 외쳐주신다. 나는 여성분들의 목소리를 기대했는데 갑자기 ‘남성분들의 목소리로 오빠’가 나오더라. 그래도 타석에서 힘이 난다. 기분이 업된 상태로 들어가니까 결과도 좋게 이어지는 것 같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렇다면 손아섭에게 NC란 어떤 의미일까.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한참을 고민한 손아섭. “영원한 동반자. 내가 힘들 때 내 손을 잡아준 구단이다. 나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준 구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이 팀을 위해 헌신하며 보답하고 싶다. 그리고 구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실망시키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사뭇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덧붙여 “나의 동반자에게.”라며 재치도 놓치지 않았다.
장난기 가득한 듯 진지한 손아섭. 인터뷰 내내 무표정으로 재치 있는 답변을 해 제작진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런데 이때만큼은 웃음기를 빼고 말을 이어갔다. “야구선수 손아섭의 최종 목표는 KBO리그 역사에 내 이름 석 자를 남기는 것이다. 어떤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맨 위에 내 이름이 있다면 정말 열심히 한 나의 야구 인생에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시종일관 팀을 향한 애정과 야구에 대한 진심을 깊이 내비친 손아섭은 당연히 팀의 우승과 개인 커리어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스포티비뉴스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NC 우승 vs 3000안타’ 손아섭에게 물었다.
그리고 스포티비뉴스는 궁금한 것이 많다. ‘투톱 포수’ 강민호(삼성)・양의지(두산)와 함께해 본 손아섭이 꼽은 ‘최고의 포수’는 누구인지, ‘최고의 교타자’ 손아섭이 상대하기 어려웠던 투수는 누구인지 등 여러 질문을 했다. 모든 답변이 많이 길었다. 정성스레 인터뷰에 응했다는 뜻이다. 스포티비뉴스의 인터뷰 콘텐츠 ‘어바웃타임’ 역사상 최장 분량을 기록한 손아섭의 인터뷰는 ‘스포타임’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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