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세움에 ‘여친 이름’ 새긴 英 관광객…“오래된 유적인 줄 몰랐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3. 7. 6. 06: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에 자신과 여자친구 이름 새기는 영국인 관광객 이반 디미트로프. [로이터 = 연합뉴스]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2000년 된 유적이자 세계적 관광지인 콜로세움의 벽면에 자신과 여자친구의 이름을 새겨 넣어 이탈리아 국민들의 공분을 산 영국인 관광객이 “오래된 유적인 줄 몰랐다”며 어이없는 변명을 내놓았다.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에 따르면 영국 서부 항구도시 브리스틀에 거주하는 27세의 피트니스 강사인 이반 디미트로프는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과 로마 검찰에 사과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를 통해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심각성을 이제야 깨달았다면서 “전 인류의 유산에 피해를 준 것에 대해 이탈리아 국민과 전 세계에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디미트로프는 거액의 벌금과 징역형을 모면하려는 듯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이 일이 일어난 후에야 그 유적(콜로세움)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알게 된 것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콜로세움의 연대를 모르고 저지른 일인 만큼 선처해달라는 것이다.

콜로세움은 서기 80년에 건립된 지상 4층, 5만명 수용 규모의 원형경기장으로 과거 로마제국은 물론 현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손꼽힌다.

연간 6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콜로세움은 그 상징성만큼이나 관광객의 훼손 행위에 대한 처벌도 무거운 것으로 유명하다.

콜로세움. [사진 = 연합뉴스]
문화유산 훼손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디미트로프는 유죄가 확정되면 최소 1만5000유로(약 2150만원)의 벌금과 최대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디미트로프의 여자친구 헤일리는 ‘공범’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수사를 받고 있지는 않다고 이탈리아 언론매체들은 보도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3일 열쇠를 이용해 ‘이반 + 헤일리 23’(Ivan + Hayley 23)이라고 자신과 여자친구의 이름을 콜로세움 벽면에 새기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돼 이탈리아 국민의 공분을 샀다.

그는 지나가던 사람이 이 황당한 상황을 카메라에 담자 얼굴을 돌리고 미소를 짓는 여유까지 보였다.

영상이 퍼지면서 이탈리아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자, 문화부 장관까지 나서 엄벌을 약속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추적 닷새 만에 신원을 확인했다.

디미트로프의 변호사 알렉산드로 마리아 티렐리는 ‘일 메사제로’에 “이 남성은 자국에서는 엄벌에 처할 수 있는 행위도 이탈리아에서는 무엇이든 허용된다고 경솔하게 믿는 외국인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