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대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 정유·석화업계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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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떨어지면서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의 수혜가 예상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통상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정유사들의 원유 수입 부담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긍정적"이라며 "소비자 물가 하락세와 겹쳐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 정유사들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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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298.6원으로 마감됐다. 전 거래일(1301.4원)보다 2.8원 하락, 1200원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하반기 1440원대까지 상승했던 것과 비교했을 땐 1년도 채 되지 않아 9.8% 정도 내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중단 기조를 이어갈 경우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정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 직접 원유를 시추할 수 없는 정유사들은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해 사업을 꾸려 나간다. 이때 원유 결제 대금이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율이 내릴수록 정유사들의 부담은 줄어든다. 결제 대금으로 달러를 사용하는 만큼 달러 부채도 많은 편인데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환차익 발생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통상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정유사들의 원유 수입 부담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긍정적"이라며 "소비자 물가 하락세와 겹쳐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 정유사들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 비중이 높은 정유사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석화업계도 상황이 비슷하다. 석화업체들은 나프타를 열분해해 기초원료인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을 생산해 판매한다. 원유와 같이 나프타도 수입 시 달러로 결제하는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 하락 수혜가 가능하다. 국내 주요 석화업체들이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달러 부채가 늘어난 것도 환차익 효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하락은 원재료 수입 측면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완성품을 수출할 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며 "근본적인 실적 개선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원·달러 환율 안정과 전방 수요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엔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유업계와 석화업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전망이다. 결제 대금이 달러로 이뤄지고 일본으로 수출하는 비중이 낮은 탓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정유업계의 대(對)일본 석유제품 수출 비중(수출액 기준)은 7.6%로 전년 동기(9.3%)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올 1분기 주요국의 수출 비중을 살펴보면 ▲호주(17.9%) ▲싱가포르(12.4%) ▲미국(10.3%) ▲중국(8.8%) 등이다.
석화업계도 일본 수출이 줄어드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1월1일부터 6월25일까지 일본에 대한 수출액은 7억9000만달러(1조여원)로 전년 동기 대비 36.4% 감소했다. 일본 현지 생산 증가와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저조 영향이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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