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서민들"…‘불황형 대출’ 보험약관대출 50조 돌파

박재찬 기자 2023. 7. 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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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알려진 생명보험사의 보험약관대출이 올해 들어 급증하며 50조원을 돌파했다.

보험약관대출은 202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3조259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에만 무려 2조3176억원이 급증했다.

취약차주 대출 잔액 증가와 함께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알려진 보험약관대출도 급증하며 올해 5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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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4개월새 2조 급증…전문가 "잠재된 가계부실 현재화"
농협·동양생명 보험약관대출 최고금리 3~3.95%p 인하
서울에 위치한 은행 개인대출 창구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기자 =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알려진 생명보험사의 보험약관대출이 올해 들어 급증하며 50조원을 돌파했다. 보험약관대출은 202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3조259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에만 무려 2조3176억원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고, 그동안의 저금리와 정책지원금으로 잠재됐던 가계부실이 현재화되면서 취약차주들의 대출 증가와 함께 보험약관대출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취약차주 대출 잔액은 9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93조6000억원 대비 1조2000억원(1.3%) 증가했고, 1인당 대출 잔액도 7582만원으로 1.2%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잔액과 1인당 대출 잔액은 각각 1.3%, 0.5% 감소했다.

지난 2021년부터 이어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디레버리징’ 현상이 나타났지만, 취약차주들의 빚은 더 늘어났다. 취약차주는 대출 잔액이 증가하면서 대출 건전성도 나빠지고 있다. 지난 1분기 가계대출 연체율은 0.7%로 전년 동기 대비 0.2%p 높아졌다.

취약차주 대출 잔액 증가와 함께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알려진 보험약관대출도 급증하며 올해 5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지난 2020년 45조90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해 증가세가 주춤했던 보험약관대출은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지난 3년 사이 5조5768억원이 불어났다.

올해 4월 기준 생보사 보험약관대출은 51조4807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3259억원 대비 8.8% 늘었다. 지난해 1년 사이에만 무려 4조1548억원이 급증했다.

특히, 보험약관대출은 올해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1조6594억 불어나는 데 그쳤는데, 올해 4월까지 2조3176억원이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증가세를 훌쩍 추월했고, 지난 3년간 총 증가액의 절반에 달하는 대출금이 지난 4개월 사이 불어난 것이다.

한편, 보험약관대출의 가파른 증가와 함께 최근 일부 보험사는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일 동양생명은 보험약관대출의 최고금리를 기존 9.9%에서 3.95%p 내린 5.95%로 낮췄고, 같은 날 NH농협생명도 기존 9.5%에서 6.5%로 3%p 인하했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의 보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해지환급금의 일부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보험사의 대출 서비스다. 대출금의 규모는 보험사 또는 보험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해지환급금의 50~95% 수준이다.

보험약관대출은 창구방문 없이 전화, 모바일, 인터넷 등을 통해 24시간 내내 빠르고 간편하게 급전을 마련할 수 있다. 또 신용등급조회 등 대출심사 절차도 없는 데다 수시로 상환해도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이 없다. 여기에 소득기준 대출규제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적용 대상이 아닌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보험약관대출은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고, 해지환급금을 당겨쓰는 것이기 때문에 정작 보장이 필요할 때 보험료를 온전히 납입하고도 제대로 된 보험금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의 저금리, 정책 지원금으로 잠재됐던 가계부실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인 보험약관대출의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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