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룡이 나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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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전해져 내려오는 썰 하나.
고대 아테네의 한 시골 마을에 여관을 운영하는 '프로크루스테스'라는 강도가 살았다.
"사람 좋다"는 소리나 들을 뿐, 수많은 갈등과 현안에 대해 결단을 내리지 않고 시간만 끌면서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어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답답함에 비한다면 가히 '사이다 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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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전해져 내려오는 썰 하나. 고대 아테네의 한 시골 마을에 여관을 운영하는 '프로크루스테스'라는 강도가 살았다. 그런데 이 강도는 행인에게 잠자리를 마련해준 뒤 자신이 가지고 다니는 침대에 행인을 묶고 나서 침대보다 길면 잘라 죽이고, 짧으면 잡아당겨 죽였다. 대다수가 아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이야기다. 그런데 그리스 신화에나 나올법한 인물이 21세기 대한민국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나랏님과 오버랩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독선일까?
후쿠시마 오염수부터 짚어보자. '알프스'니 하는 관련 지식이나 전문성을 떠나, 원전 오염수를 방출한다는데 일단 염려가 앞서는 것은 당연지사다. 백 번을 양보해 그 오염수의 인체 방사능 피폭량이 극히 미미한 수준의 '처리수'라 쳐도, 그것은 우리를 비롯한 전 세계 지구인들에게 하등의 득이 될 것이 없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하게 잘 쳐줘도 '본전수'다. 더구나 일본 내부에서조차 오염수 방출에 반대하는 여론이 찬성을 앞질렀다는데 왜 우리 정부와 나랏님은 일본에 대고 안전에 대한 담보를 요구하진 못할망정 "아무런 문제없다"며 일본 정부를 대변하고 나서는 것일까?
여기에 "오염수 마시겠다"는 총리부터, 오염수가 무슨 '공천수'인 양 방류도 전에 횟집 수족관물을 들이켜는 여당 의원들을 보노라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게 무슨 뼈에 이롭다는 '고로쇠 물'도 아니고… 일본 눈치는 보여도 80%가 반대한다는 국민들 눈치는 안보이는 것일까? 대통령의 '오염수 침대' 사이즈에 맞지 않는, 방출에 반대하는 80%의 국민들이 반 국가세력이고 괴담의 장본인들인가?
이처럼 "육룡이 나르샤…" 하면서 시작되는 낯 뜨거운 '용비어천가'는 한두 곳에서 울려퍼지고 있는 게 아니다. "(대통령께서) 입시에 대한 수사를 여러 번 해서 많이 배운다"며 고개를 조아리는 교육부 장관. 사상 초유의 초특급 승진 가도를 달리자 본인이 소속된 조직조차 망각한 채 검찰 출신을 국가수사본부장으로 밀어부쳤던 경찰청장까지… 굵직한 것만 대충 추려도 이 정도이다. 여기에 "멋지다!"란 소리와 함께 조만간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등극하실 분은 또 어떤 '尹비어천가'를 불러댈지…
그래도 어찌됐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만큼은 탁월하다. "사람 좋다"는 소리나 들을 뿐, 수많은 갈등과 현안에 대해 결단을 내리지 않고 시간만 끌면서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어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답답함에 비한다면 가히 '사이다 급'이다. 그러나 과감한 인사 등을 통한 이런 국정 장악은, 속도는 빠를지 몰라도 방향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 자신만의 침대 사이즈에 맞는 지지세력만을 고집하고서 나머지는 버리겠다는 발상이 언제까지 유효할까?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수장이 이렇게 국민을 '갈라치기'해도 되는 것일까?
'尹비어천가'를 불러대며 요즘 잘 나가시는 분들께 고한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十年)'이라는 말을 굳이 하고 싶진 않다. 어떤 노선을 걷든지, 그것은 당신들의 선택이니까… 그러나 정치를 하며 국정을 이끌어가는 당신들이 입에 담고 읊어야 할 것은 '尹비어천가'가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民비어천가'임은 잊지 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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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이균형 기자 balancele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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