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만에 새 시중은행…대구은행, 5대銀 과점 깰 '메기' 될까
금융당국 "인가 원칙 변화가 중요…중장기적으로 효과"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금융당국이 은행산업의 과점 체제를 깨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과 제도 개선방안'을 공개했다. 가장 관심이 가는 내용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허용'이다. 대구은행이 가장 먼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번 제도개선 방안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견이 갈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날 기존 금융사의 은행 전환을 촉진하고 신규 인가도 적극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은행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은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지주회장 간담회를 마치고 "금년 내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검토하고 추진할 예정"이라며 "인가 신청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31년만의 시중은행 인가 추진…대구은행, 이르면 연내 시중은행으로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경우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31년만에 새로운 시중은행 인가가 이뤄지는 셈이다. 현재 굳건한 5대 은행 과점체제에도 변화가 생기게 된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6806억원으로, 은행법 8조에서 규정하는 시중은행의 최저 자본금 기준 1000억원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지배구조 역시 DGB금융지주가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DGB금융지주는 국민연금과 OK저축은행이 각각 8.78%, 8.00%를 갖고 있어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대구은행이 인가 신청을 하면 사업계획 및 지배구조 이슈 등을 검토하겠지만, 빠르면 올해 안에 (인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며 "은행업권의 경쟁을 촉진해 과점력과 예대금리차를 줄여 과점이윤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은행, 기존 시중은행과 규모 차이 커…"경쟁될까"
다만 은행업계에서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에 진출하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일 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 기존 5대 시중은행과 규모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말 기준 시중은행 1위인 KB국민은행의 원화 대출금은 329조9032억원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282조6705억원, 농협은행은 269조3954억원 수준이다. 반면 대구은행의 원화 대출금은 지난해 3월 기준 50조5244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진입한다고 해도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공격적 영업도 이 정도 규모 차이로는 지속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금리 경쟁, 은행 규모보다 '상품'이 중요…'강소은행' 강점 보여줄까
반면 경쟁이 규모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위해 내놓은 대환대출 인프라를 갖춘 상황에서 제대로 된 상품만 있다면 경쟁 촉진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은행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기존 시중은행과 규모로는 비교가 안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금융 소비자들은 회사 규모를 보고 가입하는 것보다 상품의 금리를 보는 경우도 많고, 최근 가동한 대환대출 플랫폼으로 이같은 추세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금융위에 따르면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지난 한 달간 6684억원의 대출이 이동했다. 은행간 이동 비중도 80% 이상으로 이미 금리 경쟁 활성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DGB금융지주 역시 긴 역사를 지닌 대구은행의 '강소은행' 강점을 바탕으로 업권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김태오 회장은 "창립 이래 56년간 축적된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수도권과 지방은행이 없는 강원, 충청 등 보다 넓은 지역에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겠다"며 "경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성숙하고 내밀한 성장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강소은행'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인가원칙 변경, '과점 시장' 은행업계에 중장기적 효과"
금융당국은 이번 신규 시중은행 진출뿐만 아니라 인가원칙의 변경에도 주목해달라는 입장이다. 수십년간 신규 플레이어가 없이 과점적 시장이 된 은행업계에 중장기적인 변화가 나타날 거라는 관점이다.
김 부위원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대구은행의 경우 전환이 되더라도 기존 시중은행에 비해 규모는 상당히 작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은 아주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기존 시중은행 5개에서 1개가 늘어난다는 것 자체도 큰 의미가 있고, 중장기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효과가 생기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가원칙 자체가 바뀌었다는 게 사실 제일 큰 의미 중 하나"라며 "기존에는 (금융당국에서) 인가 방향을 발표한 뒤 신규 인가를 해줬으나, 앞으로는 요건을 만족시키면 언제든지 (은행업에) 진입을 가능하게 해주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주현 위원장도 5일 열린 은행지주회장 간담회에서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시중은행 시장에 신규 진입이 일어나고, 지방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출현함으로써 기존 경쟁구도에도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충분한 자금력과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을 갖고 있다면, 신규 인가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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