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들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기업 - 자비스[혁신, 스타트업을 만나다]

엄정한 기자 2023. 7. 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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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으면 무섭다.

우리는 어둠을 두려워한다. 보이지 않으면, 예측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으면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음에 관한 두려움은 인간의 원초적인 두려움 중 하나이며, 이려한 두려움을 다룬 작품들은 우리에게 공포와 동시에 생각의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아직도 많은 것들을 보지 못한다.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먼지(PM10)가 우리 공기중에 얼마나 떠있는지 알게된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며, 우리집 음이온 침대에서 얼마나 많은 라돈입자가 방출되고 있는지도 최근 알게 되었다. 다양한 센서기술의 발전에 의해서 우리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곰팡이가 지금 이 공간을 떠다니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1895년 뢴트겐이 기체의 방전 현상을 연구하다가 엑스선을 발견한 후, 인류는 보이지 않았던 상당히 많은것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2년전 내가 둘째딸과 계곡에서 놀다가 넘어져 오른팔 골절을 심하게 당한 이후 나는 수술을 받았고, 병원을 갈 때마다 ‘엑스선이 없었더라면 내 팔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수 십번도 더 하게 되었다. 오늘도 병원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엑스선 촬영을 하고,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보며, 수술이 잘 되었는지 확인한다.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게 해준것들 중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바로 엑스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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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스(대표 김형철)는 국내 자동화 엑스레이 검사장비 기업이다. 2002년에 설립되어 2019년에 코스닥에 상장된 자비스는 엑스레이를 이용하여 반도체, 배터리, 산업용 부품 및 식품 내 이물질을 검사하는 장비를 만든다. 엑스레이는 내부를 보기위해서 대상체를 파괴하지 않아도 되는 ‘비파괴 검사’ 장비중 가장 정확하고 정밀한 기술로 손꼽히고 있는데, 자비스의 장비들은 이를 한단계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히 정확하고 정밀한 것을 넘어, 빠르고 경제적이며 가장 최신의 기술들이 녹아져있다. 엑스레이 검사장비로 제품의 내부를 정확하게 촬영하기 위해선 엑스레이를 충분히, 그리고 천천히 투과시켜야 하는데, 자비스는 생산속도를 늦추는 대신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켰다. AI 딥러닝 기술을 접목시켜 공정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해당도는 더 높일 수 있었다. 전기차에는 배터리들은 지름 46mm, 길이 80mm 크기의 원통형 배터리 수백, 수천개가 들어가는데, 마치 우리가 병원에서 엑스선을 촬영하듯 느릿느릿 검사가 진행된다면 전기차 생산속도가 크게 느려질 것이다. 하지만 자비스는 아주 많은 양의 배터리 이물질 이미지 데이터를 초기에 충분히 확보하여 인공지능을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학습시켰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세방전지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형 배터리제조사에서 자비스의 검사장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갈 수록 더 정확하고 높은 신뢰도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미 2010년부터 10년간 고도화 해온 반도체 패키지 검사 공정용 고해상도 엑스레이 검사기술은 더 고도화 될 예정이다. 2021년에 선정된 우수기업연구소 육성사업(ATC+)의 계획에 의하면, 2024년 말까지 수십나노미터 단위의 고해상도 3D 엑스레이가 개발될 예정이며, 이는 비파괴 반도체 후공정 검사산업계의 판도를 바꿀 예정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12%를 넘는 식품 이물질 검사장비 시장도 더 커지고 있다. 자비스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더 빠르고 더 경제적인 식품 이물질 검사장비의 공급이 가능해졌고, 대상, 오뚜기, 씨제이, 롯데 등 전통의 식품기업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장비로 손꼽히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식품의 비파괴 검사기술은 총 90건이 넘는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로 보호되고 있으며,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만큼 해외특허도 증가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것을 보게 해주는 것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다. 하드웨어 검사장비를 넘어,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자비스의 글로벌 진출을 기대해보자.

■엄정한 변리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한 후 코스닥 기업에서 프로그래밍 및 사업개발을 담당했다.

20대 초반부터 세 번의 창업을 하였으며 현재 약 80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 및 기술창업 기업들을 고객으로 하는 BLT 특허법률사무소의 대표 변리사로 재직 중이다. 20여 회 이상의 엔젤투자를 진행한 활동을 토대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공인 액셀러레이터인 ‘컴퍼니비’를 창업해 역량있는 스타트업들을 돕고 있다. 현재까지 4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저서로 ‘특허로 경영하라’, ‘기술창업 36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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