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데뷔 순간, 다가와 손 내민 형…하이파이브 약속 지킨 '이을용의 두 아들'

윤진만 2023. 7. 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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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을용 부자(父子)는 2003년, 2021년 그리고 2023년으로 연결되어 있다.

차남 이승준(18·FC서울)이 지난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 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0라운드 경기를 통해 고대하던 K리그1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4월 김포FC와 FA컵 원정경기를 통해 서울 데뷔전을 치렀지만, K리그1 무대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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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을용 부자(父子)는 2003년, 2021년 그리고 2023년으로 연결되어 있다. 차남 이승준(18·FC서울)이 지난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 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0라운드 경기를 통해 고대하던 K리그1 데뷔전을 치렀다. FC서울 유스팀 오산고 출신으로 올해 프로팀으로 승격한 이승준은 후반 39분 팔로세비치와 교체투입해 추가시간 포함 13분 남짓 뛰었다. 지난 4월 김포FC와 FA컵 원정경기를 통해 서울 데뷔전을 치렀지만, K리그1 무대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FA컵과 K리그, 원정경기와 2만여 관중이 들어찬 홈경기는 아무래도 무게감이 다르다. 이승준은 오산중-오산고 출신으로 볼보이로 '롤모델' 기성용(34·서울) 등 스타들이 뛰는 모습을 보며 꿈을 키웠다.

전 세계적으로 삼부자가 같은 리그를 누비는 것도 드문 일인데, 같은 유니폼을 입고 족적을 남기는 건 대단히 이례적이다. 그래서 더 눈길을 끈다. 앞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이을용 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47)은 2003년 8월 27일 포항 원정을 통해 서울(당시 안양)에서 데뷔해 2008년까지 K리그 101경기를 뛰었다. 장남 이태석은 2021년 4월 7일 울산 원정에서 서울 프로팀 데뷔전을 치러 3시즌째 레프트백으로 활약 중이다.

출처=중계화면 캡처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옆에서 동생의 노력을 지켜본 형 이태석은 둘째의 데뷔를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렸다. 이태석은 지난 1월 "내가 뛰고 있는데, 동생이 데뷔전을 치르기 위해 교체로 들어오는 상상을 해본다. 내가 터치라인 쪽으로 달려가 승준이에게 손을 내밀어 하이파이브를 하면 사진기자가 그 순간을 담을 것이다. 그럼 '박지성 이영표 선배처럼 그런 그림이 나올 수 있겠다'고 설레발을 치고 있다. 한 집안의 형제가 같은 구단에서 같이 뛴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승준이 투입된 후반, 서울은 홈 서포터쪽을 향해 공격했다. 이태석은 멀리 움직이지 않고 동생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 공약'을 지킬 수 있었다.

지난달 20세이하 월드컵에 나섰던 이승준은 첫 프로 경기인만큼 극도로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기)성용이형에게 패스를 받은 것만 기억난다'고 했다. 짧은 시간, '대형사고'도 쳤다. 상대에게 공을 건네야 할 매너볼 상황에서 공을 낚아채 공격을 시도한 것이다. 이승준은 0대0 무승부로 끝난 경기를 마치고 이민성 대전 감독을 비롯한 상대팀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사과했다. 이 감독이 쿨하게 사과를 받아주면서 매너볼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태석은 개인 SNS에 이승준과 나란히 앉아있는 사진을 올리고는 '꼴통, 교육시키겠다. 많이 응원해달라'고 올렸다.

이태석-승준 형제는 'K리그의 허 웅-허 훈' 형제를 꿈꾼다. 나란히 국가대표로 활약하는게 목표다. 머나먼 여정을 향해 힘차게 첫 발을 뗐다. 두 아들을 바라보는 아빠 이을용의 표정은 안 봐도 눈에 훤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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