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이언맨 6600여명이 일하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광양(전남)=김창성 기자 2023. 7. 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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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사우나 능가하는 열기 뚫고 친환경차 맞춤형 강판 '기가스틸' 생산
2021년 100만톤 체제 구축… 해외 전문가공센터 설립 등 공급 기반 확대
포스코가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광양제철소를 전초기지 삼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3열연공장 모습. /사진=포스코
사방을 가득채운 굉음에 귀가 멍멍했다. 숨이 턱 막히는 열기와 습도는 온몸을 땀으로 적셨다. 최근 방문한 세계 최대 규모의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존재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끝이 안 보일 만큼 거대한 광양제철소는 6600여명의 아이언맨(iron man)이 매 순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꿈의 강판 '기가스틸' 생산 전초기지


포스코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인 '광양제철소'를 전초기지로 삼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포스코가 내세운 전략은 꿈의 강판이라 불리는 초고강도 강판 '기가스틸'(Giga steel)과 전기차 구동모터의 에너지 손실을 줄여주는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Hyper NO'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서 이들 제품의 생산 확대와 품질 경쟁력을 강화해 전기차용 소재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포스코가 이 같은 전략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광양제철소가 단일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큰 제철소이자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춰 '글로벌 넘버원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 거듭나기에 최적화된 장소여서다.
포스코가 세계 최대 규모인 광양제철소에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위한 소재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4도금공장 7CGL 내부. /사진=포스코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해 약 820만톤의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생산해 국내외 주요 자동차사 및 부품사에 공급했다"며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연간 8000만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0대 당 1대 꼴로 포스코가 생산한 자동차 강판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하는 기가스틸은 인장강도 1GPa 이상의 초고강도 강판으로 높은 인장강도는 물론 성형성도 겸비한 차세대 자동차 강판으로 손꼽힌다. 자동차 차체뿐만 아니라 차체 중량을 견디며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현가장치 등에도 적용됐다.

1㎟ 면적당 100kg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어 차량 부품 소재의 두께를 줄여 경량화가 가능하다. 에너지 효율이 요구되는 전기차에 적합하다. 포스코는 2012년에 기가스틸을 45% 이상 적용해 기존 차체 대비 차량 무게를 약 26% 줄인 전기차 차체 실증 모델인 PBC-EV(POSCO Body Concept for Electric Vehicle)를 세계 철강사 최초로 개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제자동차안전표준에 포함된 모든 기준과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며 경량화 향상과 충돌 안정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포스코의 압도적인 기술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확대하며 전기차용 소재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4도금공장 7CGL 생산제품. /사진=포스코


친환경차 소재 전문 메이커 정조준


포스코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직접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3열연 공장이다. 3열연 공장은 극소수의 사람만 있는 자동화시스템 공정이다.

안전모와 보안경을 착용한 채 내부로 들어서자 굉음과 열기·습도가 온몸을 휘감았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흘렀다.

귀에 꽂은 이어폰을 통해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이동했지만 굉음 때문에 잘 들리지 않았다. 그 순간 이동통로에서 40여m 떨어진 곳에서 열연 공정이 진행 중인 두껍고 긴 슬래브가 열기를 내 뿜으며 롤링 라인 위를 지나치고 있었다.

거리가 상당했지만 열기가 그대로 전달됐고 냉각수로 뜨거운 슬래브를 식히자 순식간에 사방이 습기로 가득 차 체감 더위는 배가 됐다.
포스코가 전기차용 고부가가치 소재 생산 확대와 품질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전기강판공장 건설현장. /사진=포스코
열연공장 관계자는 "1992년 준공된 3열연 공장은 1000억원 이상 투자돼 2017년 설비 합리화 과정을 거쳤다"며 "장기간 사용한 노후 설비를 교체해 열연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둘러본 곳은 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인 '7CGL'이다. 2015년 착공돼 2017년 준공됐으며 총 2554억원의 투입됐다.

7CGL은 고급 자동차용 소재인 고장력강(AHSS) 생산에 특화된 설비다. AHSS는 자동차 내판재와 외판재, 보강재에 주로 쓰이며 무게는 가볍고 강도는 높은 것이 특징이다. 공장 안에 얇게 펼쳐진 고장력강이 커튼처럼 길게 늘어진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최지인 도금부 엔지니어 "7CGL은 4대의 로봇이 운용 중"이라며 "자동차업계의 주요 이슈인 배출 규제 강화, 연비 향상, 안전 강화 등에 따라 AHSS의 중요성이 커져 수요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넘버원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 도약을 자신한다. 사진은 광양제철소 전기강판공장 전경. /사진=포스코
이어 "7CGL은 사업의 발주, 설계, 제작, 시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순수 자력 엔지니어링으로 준공했다"고 치켜세웠다.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전기강판공장' 건설현장이다. 이곳에서는 전기차의 전비 향상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인 'Hyper NO'가 생산된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예측한 포스코는 관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Hyper NO' 생산 능력 확대 필요성을 직감했고 지난해 4월 광양제철소에 총 1조원을 투자하고 연산 30만톤 규모의 전용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포스코 관계자는 "Hyper NO 생산 기술력을 보유한 철강업체는 세계적으로 한정돼 있고 수많은 특허로 생산 기술을 보호하고 있다"며 "포스코는 국내에서 양적·질적으로 독보적인 'Hyper NO'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곳은 최근 시운전을 시작했으며 오는 10월 1단계가 준공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친환경차 시대를 선도하는 생산 체제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차세대 강종 개발을 가속화해 친환경차 소재 전문 메이커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광양(전남)=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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