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논리 빠진 '오염수 괴담'에 수산시장 상인들 생계 내몰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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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국민의 안전과 생계가 우선 아닐까요. 진영 논리에 빠진 '원전 오염수 괴담'과 같은 불확실한 정보 한마디 한마디가 전국 수백만 명의 어민과 상인 등 수산업 종사자들을 내몰고 있습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25년 넘게 수산물 장사를 하고 있는 전창배(64)씨는 5일 이데일리와 만나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번지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오염수 '괴담'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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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부터 원전수 방류 논란에 시장 매출 '반토막'
"3개월간 상우회 상인 170여명 중 10% 장사 접어"
"정쟁보다 국민 먹거리 안전성 검증 대책이 우선"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과 생계가 우선 아닐까요. 진영 논리에 빠진 ‘원전 오염수 괴담’과 같은 불확실한 정보 한마디 한마디가 전국 수백만 명의 어민과 상인 등 수산업 종사자들을 내몰고 있습니다.”
전씨는 “아직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지도 않았는데 올 초부터 논쟁이 불거지면서 최근 우리 가게뿐 아니라 이곳 상인들의 전반적 매출액이 평년 대비 50% 이상 급감한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면서 “평소에는 평일에도 방문객들이 제법 있었는데 요즘은 발길이 뚝 끊기면서 당일 장사 개시를 못한 가게들도 많은 등 손님은 더욱 큰 폭으로 줄은 걸 몸소 체감 중”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이날 점심 무렵 노량진수산시장 안을 오가는 소비자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평소 시끌벅적하며 활기가 넘쳤던 모습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수족관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 매장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전씨에 따르면 노량진수산시장 전체 상인 550여명 중 약 170명이 소속한 대중상우회만 해도 약 3개월 전부터 15여명이 수산물 장사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아예 자리를 접고 삶의 터전을 떠났다.
이곳 상인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 4일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것을 두고 즉각 환영하는 분위기다. 전씨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직후 수산물 경매장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세슘 등 성분 검사를 해서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처럼, IAEA의 안전 발표 이후 정부와 시장에서 과학적 근거와 함께 방사능 검출 검사 등을 도입해 우리 수산물이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라는 인식을 하루빨리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2008년부터 미국산 수입 소고기를 두고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이른바 ‘광우병 괴담 공포’ 사례에 비춰, 이번 오염수 논란이 괴담으로까지 번지는 등 막연한 국민적 불안감을 조성하는 정치적 논리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오염수 논란이 지속하며 이곳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할 경우 노량진수산시장 4개 상우회가 함께 공동 성명서 등을 발표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전씨는 “정화 처리된 오염수 방류가 수순이라면, 이를 둘러싼 정쟁보다 사후 후속 조치 등 대책 마련을 위해서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면서 “이미 진영 논리로 갈라져 당장은 손님과 매출 회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지만, 꾸준히 국민적 먹거리 안전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검증하고 알려 나가면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기대해 본다”고 살짝 웃어 보였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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