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DSP연습생 시절 ‘SS502’로 데뷔할 뻔한 과거때문에 캐릭터 공감, 갑질의혹은 오해”[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층간소음으로 이웃살해”, “연예인도 피해가지 못한 층간소음 분쟁”
하루가 멀다하고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벽간소음’이 신문 지상을 차지하고 있다. 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폭행과 살인을 부르고 유명 연예인들이 저격을 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공동주택의 소음 문제가 국내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닌가 보다. 5일 개봉한 영화 ‘빈틈없는 사이’는 로비스 코르니악 감독의 프랑스 영화 ‘최악의 이웃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2016)을 한국적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벽간소음’을 놓고 얼굴을 붉혔던 게임 개발자와 피아니스트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은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한승연 분)와 뮤지션 지망생 승진(이지훈 분)의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서른을 넘겼지만 여전히 무명인 승진은 자신의 인생이 걸린 오디션 출연을 앞두고 얇은 벽을 사이에 둔 옆 건물의 까칠하고 예민한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와 시비가 붙는다. 라니는 승진을 쫓아내기 위해 귀신소리, 성관계 소리 등 기발한 소음으로 승진을 괴롭히고 승진 역시 전자기타 소음으로 응수한다.
극중 뮤지션 지망생 승진을 연기한 이지훈에게 이 작품은 누구보다 간절했다. 이지훈 역시 25살 늦은 나이에 유명 연예기획사에서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지훈은 “극중 승진이 ‘나이가 서른 살인데 제대로 된 정장 한 벌이 없다’는 대사가 가장 와 닿았다”고 고백했다.
“제가 군대 전역 후 28살까지 승진처럼 살았어요. 이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보되, 성공하지 못하면 내길이 아니니 체육 교사에 도전하려 했죠.”
중학교 때까지 축구선수로 활동한 이지훈이 한림대 체육학과를 수석으로 입학했을 때만 해도 연예인은 그의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체육학과 특유의 ‘얼차려 문화’에 질린 그는 도망치듯 군에 입대했다. 복무 중 뮤지컬 배우 민영기가 출연한 창작뮤지컬 ‘이순신’을 보고 배우라는 꿈을 간직하게 됐다.
2010년 전역 후 하루 3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오디션을 준비했다. 2012년에는 덜컥 DSP미디어 연습생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25살, 최고령 연습생이었다. 당시 카라와 SS501로 주가를 올렸던 DSP미디어는 이지훈에게 “SS502를 만들 예정이다”라고 귀띔했다.
약 11개월간 연습생 생활을 했지만 보이그룹 에이젝스 데뷔조를 뽑기 2달 전 월말평가 때 불현듯 “이건 내 길이 아니다”라는 걸 깨달았다. 웨이브 댄스가 안 돼 매 번 질책을 받는 가수보다 연기가 자신이 가야할 길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 그는 월말평가 자리에서 영화 ‘편지’에서 박신양이 연기한 환유의 마지막 대사를 읊은 뒤 연습생 생활에 마침표를 고했다.
이런 과거가 있기에 극중 승진의 간절함에 공감했다. 더욱이 상대역인 라니 역의 한승연은 그가 DSP에 몸담던 시절 눈도 마주치지 못했던 ‘카라 선배님’이다.
이지훈은 “촬영하며 서로 동갑이라는 걸 알게 된 후 선후배 관계를 떠나 친구가 됐다”며 “운동하는 헬스장이 한승연의 집과 가까워 가끔 운동을 마친 뒤 밥을 사달라고 조르곤 한다”고 웃었다. 또 “‘벽간소음’이 주제인 영화라 승연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상상만으로 연기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빈틈없는 사이’는 이지훈이 지난 2021년 IHQ 드라마 ‘스폰서’ 출연을 앞두고 제기된 ‘갑질논란’ 뒤 처음으로 출연한 영화기도 하다. 당시 그가 드라마 분량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촬영장을 방문한 그의 지인이 스태프들에게 욕설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지훈은 누리꾼들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그 사건으로 연기를 그만두려고 했어요. 34년 살아온 인생이 부정당한 느낌이었죠. 그때 아버지께서 ‘네가 그런 사람이 아니란 걸 관계자들은 알 것’이라고 위로해주셨어요. 그 말씀 한마디로 제가 8개월을 버틸 수 있었죠. 아! 그리고 제친구는 조폭이 아닌 두 아이의 아빠이자 기업 대표입니다.”
모진 풍파를 맞은 뒤 복귀작인 만큼 ‘빈틈없는 사이’는 이지훈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작품이다. 때문에 이지훈은 작품 홍보를 위해 직접 홍보판넬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그는 “쥐뿔도 없는 남양주 덕소 촌놈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연기에 대한 열정과 이런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준 감독님 덕분”이라며 “‘빈틈없는 사이’ 제작사 대표님과 감독님은 내 인생의 은인이다. 적은 숫자지만 손익분기점인 45만 명에서 조금 더 보태 50만 관객을 넘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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