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353명 아기, 어디에

강주헌 기자 2023. 7. 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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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출생 미신고 영아 유기·사망 사고가 전국 곳곳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유령 영아' 사건 수사 대상이 400건으로 확대됐다.

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유령 영아' 사건과 관련해 지난 4일 오후 2시 기준 420건을 의뢰받아 400건을 수사 중이다.

서울경찰청은 갓 태어난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유기하는 과정에서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24명에 대해서 수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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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도 숨진 영아 유기
친모, 학대치사 혐의 수사
'불법입양' 의심 사례까지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경찰이 5일 오전 영아 시신이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 기장군 기장읍 한 야산에서 영아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이 야산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40대 친모 A씨가 2015년 2월 생후 8일 된 본인의 딸 B양을 유기했다고 지목한 곳이다. 2023.7.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남 진주에서 출산 기록은 존재하지만 출생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이른바 '유령 영아' 1명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아이는 2017년 1월 경남 진주시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것으로 확인됐지만 출생신고도 없었고 사망진단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30대 친모 A씨는 지자체 조사에서 "출산 후 친정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겼는데 아이가 숨졌고 시신은 시어머니가 불상의 장소에 묻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시어머니는 2021년 숨졌다. 경찰은 A씨의 친정어머니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 같은 출생 미신고 영아 유기·사망 사고가 전국 곳곳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유령 영아' 사건 수사 대상이 400건으로 확대됐다. 5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유령 영아' 사건과 관련해 지난 4일 오후 2시 기준 420건을 의뢰받아 400건을 수사 중이다. 전날 발표한 의뢰 건수가 209건, 수사 건수가 193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하루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수사 대상 400건 중 소재를 확인하고 있는 아동은 353명, 소재가 파악된 아동은 52명이다. 나머지 20건에 대해서는 소재가 확인되거나 혐의가 없어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이 소재를 파악 중인 353명에는 입건 전 조사(내사)와 학대예방경찰관(APO)의 사전 조사 활동도 포함돼 있어 모두 정식 수사 대상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지역별 수사 건수는 △경기남부경찰청 94건 △서울경찰청 38건 △대전경찰청 38건 △경남경찰청 33건 △인천·충남경찰청 각 29건 △경북경찰청 23건 △전남경찰청 21건 △부산경찰청 19건 △경기북부·광주·충북경찰청 각 14건 △대구경찰청 10건 △전북경찰청 9건 △강원경찰청 8건 △울산경찰청 7건 등이다. 이미 숨진 아동은 15명으로 수사 중인 사건이 8건, 종결한 사건이 7건이다.

경기 수원에서 출생신고가 누락된 영유아 2명이 친모에 의해 숨진 사건이 발생한 뒤 정부는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아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출산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이 2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부산에서도 영아 암매장 사건이 확인됐다. 부산경찰청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40대 친모 B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서는 불법 입양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드러났다. 충북경찰청은 지자체의 협조 요청을 받아 2016년 출산 후 경제적 이유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처음 보는 상대에게 아이를 입양 보냈다는 30대 친모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영아 유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베이비박스에 유기한 사례에 대해서도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갓 태어난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유기하는 과정에서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24명에 대해서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아이를 유기했으나 정상을 참작할만한 이유가 있는지 등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형법상 유기죄, 영아유기죄 등을 선별해 적용할 방침이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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