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연내 시중은행으로 전환… "은행권 과점 깰 수 있을까"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새 시중은행을 투입해 5대 은행을 중심으로 형성된 과점 체계를 깨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각은 엇갈린다. 충청과 강원 등 지방은행이 없는 지역에서 여수신 경쟁이 더욱 확대되고 대구은행 역시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자금조달 용이함을 통해 고객 수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반면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더라도 본점을 지방에 둔 만큼 수도권 위주로 영업하는 시중은행들과 경쟁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도 나온다. 특히 자산 등 규모의 경쟁에서 대구은행은 5대 시중은행과 경쟁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은행권 경쟁 촉진 및 구조개선 방안으로 은행권에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들의 돈잔치를 지적한 이후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은행권의 경쟁을 촉진하기위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국내 은행산업은 5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형성된 과점체제다 보니 금리 인하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쟁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5대 시중은행이 전 은행권 대출의 63.5%, 예금은 74.1%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이 금리 인하 경쟁을 벌여 금융소비자들을 확보하기보다 비슷한 금리의 유사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기로 했다. 은행업 영위 경험이 있는 주체가 업무영역·규모 등을 확대하는 것이 단시일 내 안정적·실효적 경쟁 촉진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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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회장은 5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구은행은 올해 안에 시중은행 전환을 검토하고 추진할 예정"이라면서도 "시중은행 인가를 받더라도 본점은 여전히 대구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대구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자 지역 대표은행으로서 지역 은행 본연의 역할을 지금보다 더 충실히 담당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전국 영업에 따른 이익과 자본을 지역 경제에 재투자해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욱 기여하겠다"며 "창립 이래 56년간 축적된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수도권과 지방 은행이 없는 강원, 충청 등 보다 넓은 지역에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회장은 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자금조달 운용 측면에서 보다 유리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회장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자금조달 (금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영업할 때 지방은행이라고 하면 고객들이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인식을 갖고 있는데 (대구은행) 브랜드를 시중은행하고 대등하게 갖고 가면 디지털금융 시대에서는 여러가지로 좀 더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기대와 달리 대구은행은 5대 은행과 자산 규모 등 체급 차이가 상당한 만큼 은행권 과점 구조를 깨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시중은행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영업을 확보했는데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투입돼 수도권에서 영업했을 때 5대 은행보다 경쟁우위에 설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은행과 4대 시중은행은 당기순익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순이익을 보면 하나은행 9707억원, 국민신한은행 9315억원, 우리은행 8595억원 농협은행 6721억원에 달하지만 대구은행은 1278억원에 그친다.
여신 규모로 봐도 올 1분기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국민은행이 326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281조5192원, 하나은행 274조4000억원, 우리은행 293조3980억원, 농협은행 269조4000억원으로 대구은행(51조원)의 최대 6배 이상에 달한다.
대구은행의 영업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이상 은행권 과점 구도를 깨기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구은행의 타이틀이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바뀌는 것일뿐 영업에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본다"며 "디지털금융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영업점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해서 괄목할 만한 경쟁력을 갖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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