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로만 10년간 250조… 땅 짚고 헤엄친 빅5 은행
美 은행은 투자자문 등 수익 다양
국내 은행들의 수익 구조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 기반한 ‘이자 장사’에 집중돼 왔다. 경쟁 상황에 노출된 글로벌 은행들은 투자자문이나 신탁 등 비(非)이자 부문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5대 은행이 시장을 장악한 과점 체제에 안주하면서 손쉬운 이자 장사에만 치중했다는 평가가 많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년(2013~2022년)간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이자이익은 모두 약 250조원에 이른다. 올해 우리나라의 보건·복지·고용 예산을 다 합친 금액(227조원)보다 더 크다. 이자이익이란 은행이 대출 이자로 벌어들인 수익에서 예금 이자로 나간 비용을 뺀, 이자 관련 ‘순수 이득’이다.
특히 5대 은행 이자이익은 기준금리가 본격 인상된 작년에 특히 많이 불었다. 2021년 약 30조원이던 것이 작년 36조3500억원으로 20% 이상 늘었다. 작년 한 해 기준금리는 연 1%에서 연 3.25%로 2.25%포인트나 올랐다. 기준금리 상승은 변동 금리 대출 금리에 바로 반영돼 은행의 이자 수익은 늘어나는 반면, 예금금리는 만기 때까지는 당초 금리가 적용돼 은행 비용은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은행의 이자 수익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국내 은행들의 수익 원천은 ‘이자 장사’에만 쏠려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은행의 평균 이자이익 비율(총 영업이익 대비 이자이익)은 88%이다. 작년엔 94.3%에 달하기도 했다. 그런데 미국 은행들의 5년 평균 비율은 70%에 그쳤다. JP모건체이스나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의 주요 은행들은 이자 수익 외에도 투자자문이나 자산관리 등 업무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국내 은행의 ‘우물 안 개구리’식 영업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는 2018년 189곳에서 작년 207곳으로 4년간 증가율이 10%를 밑돌았다. 또 해외 점포의 당기순이익은 은행권 총 당기순이익의 10% 미만이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이자이익에만 의존하면 경기변동이나 금리 등락에 따라 수익성이 휘청거릴 수 있다”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위해 각종 투자자문이나 신탁 업무, 해외 영업 등으로 사업을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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