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 넘은 도덕적 해이와 편파 KBS, 수신료 강제 징수 폐지 자초
KBS 수신료 징수를 전기 요금에서 분리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5일 방통위에서 통과됐다. KBS가 1994년부터 전기 요금에 수신료를 합산해 받아오던 사실상 강제 징수가 끝나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진행한 국민 참여 토론에서 KBS 수신료 강제 징수 폐지 찬성 의견이 96%를 넘은 것을 보면 당연한 결과다.
KBS와 일부에선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면 현 6900억원대 수신료가 1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해 경영에 큰 타격을 입고 공영방송 기능이 위축된다고 한다. 이런 주장은 수신료 납부를 거부할 국민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KBS가 자인하는 것이다. 경영 타격을 걱정할 게 아니라 이토록 많은 국민이 수신료를 내기 싫어할 만큼 KBS가 국민 신뢰를 잃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수신료 강제 징수를 없앤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KBS다. KBS는 지난 정권에서 정권 응원단이 되어 공공성 의무를 저버렸다. 대통령 방미 기간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자 비율은 야당이 여당의 7배를 넘었다. 대통령이 일본 국기에만 경례한 것처럼 조작 방송까지 했다. 이런 편파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공공성 문제 이상으로 심각한 것이 도를 넘은 방만과 도덕적 해이다. KBS는 전체 인원 4400명 가운데 억대 연봉자가 2200여 명으로 절반을 넘고 이 중 무보직자가 1500여 명에 이른다. 수신료 6900억원 중 1500억원 이상이 무보직 간부의 급여로 나간다는 뜻이다. 사실상 하는 일도 별로 없이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직원 중 간부 비율도 절반을 넘는다. 기업이었으면 당장 망했을 것이다. 그런 조직이 국민에게 강제로 수신료를 걷어 나눠 먹으며 탕진해왔다. 수신료 월 2500원은 결코 큰돈은 아니다. 그런데도 다수 국민이 수신료 납부에 부정적이다. KBS가 1983년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처럼 온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 제작에만 매진했다면 수신료 강제 징수 폐지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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