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와 ‘왕세자빈’ 등장에 선수들 “떨린다”

박강현 기자 2023. 7. 6.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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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러와 미들턴, 윔블던 관전
윔블던에 나타난 로저 페더러(가운데)와 그의 아내 미르카(오른쪽),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 /UPI 연합뉴스

1877년부터 열린 테니스 대회 윔블던에서 ‘황제’로 군림한 남자가 있다. 꽁지머리를 한 20세 청년은 2001년 윔블던 16강전에서 이 대회에서만 7번 우승한 피트 샘프러스(52·미국)를 5세트 접전 끝에 꺾으며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다. 전매특허 원핸드 백핸드 등 우아한 플레이로 테니스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키며 전설의 길을 걸었다.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 오픈)에서 모두 20회 정상에 올랐고, 윔블던 남자 단식 역대 최다 우승 기록(8회)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로저 페더러(42·스위스). 지난해 은퇴한 페더러가 4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 센터코트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장내 아나운서가 ‘페더러’를 호명하자 관중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는 윔블던 전통인 하얀 경기복 대신 베이지색 정장을 입고 등장했다. 페더러는 아내 미르카(45)와 케이트 미들턴(41) 영국 왕세자빈 등과 함께 앉아 여자 단식 1회전 엘레나 리바키나(24·카자흐스탄·세계 3위)와 셸비 로저스(31·미국·49위) 경기부터 차례대로 관전했다.

리바키나는 페더러가 지켜보자 긴장한 듯 첫 포인트부터 서브를 두 번 연달아 놓치는 더블 폴트를 범하고 실수도 남발하며 결국 1세트를 내줬다. 집중력을 되찾은 리바키나는 세트스코어 2대1(4-6 6-1 6-2)로 승리한 후 “어렸을 때 항상 로저 경기를 보며 자랐다”며 “(팬으로서) 그를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떨렸나 보다”라고 수줍어했다.

현역 시절 페더러와 2012년 윔블던 결승전을 비롯해 수없이 겨뤘던 앤디 머리(36·영국·40위)는 “오늘 여기서 ‘왕실’과 ‘테니스 황제’를 (동시에)볼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머리가 1회전에서 라이언 페니스턴(28·영국·268위)을 3대0으로 완파한 뒤 대회 관계자가 페더러에게 “오늘 머리의 활약에 만족하냐”라고 묻자 페더러가 고개를 끄덕였고 관중은 폭소했다. 이날 센터코트 대신 1번 코트에서 라켓을 휘두른 세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는 “로저가 (센터코트에) 왔다고 들었는데, 살짝 질투가 났다”면서 “당연히 그가 내 경기도 보러 왔으면 한다”고 했다. 아직 윔블던에서 우승이 없는 알카라스는 1회전에서 제레미 샤르디(36·프랑스·542위)를 3대0으로 제치고 2회전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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