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5만명 vs 4095만명… 카톡 턱밑까지 온 유튜브

지민구 기자 2023. 7. 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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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검색, 음원 등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켜 온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앱)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운영체제(OS)와 앱 마켓(장터)으로 모바일 생태계를 독점한 상황에서 국내 IT 기업은 메신저나 검색 등 플랫폼 서비스 사업으로 이용자를 모으고 수익을 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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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빅테크 추격에 국내 앱 지위 ‘흔들’
메신저, 검색, 음원 등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켜 온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앱)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와 자본을 보유한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가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며 이용자 기반을 점차 넓히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밀려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국내 동영상 플랫폼 업계에선 업체 간 합병설마저 흘러나온다.

● 카카오, 네이버 사용자 수 줄며 ‘흔들’

5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올해 5월 월 사용자 수(MAU)는 4145만 명으로 2021년 6월(4566만 명) 대비 9.2% 감소했다. 이용자 수 기준으로 2위 앱인 유튜브(구글)의 MAU는 같은 기간 4314만 명에서 4095만 명으로 5.1% 줄어드는 데 그쳤다. 1위 카카오톡과의 MAU 차이가 2년간 252만 명에서 50만 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메시지 기능(DM)을 이용하는 10, 20대 이용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카카오톡에는 위협 요인이다. MAU는 한 달 동안 앱을 1번 이상 쓴 이용자 수를 의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이용자가 크게 늘었던 유튜브도 최근 들어 MAU가 줄고 있긴 하지만 국내 모바일 앱보다 하락 폭이 더 작다. 모바일 앱 3위인 네이버의 MAU는 2021년 6월 4106만 명에서 올해 5월 3888만 명으로 5.3% 감소했다.

구글과 애플이 운영체제(OS)와 앱 마켓(장터)으로 모바일 생태계를 독점한 상황에서 국내 IT 기업은 메신저나 검색 등 플랫폼 서비스 사업으로 이용자를 모으고 수익을 내 왔다. 중국, 러시아 등과 함께 모바일 메신저와 검색 플랫폼 시장에서 미국 빅테크가 1위에 오르지 못한 몇 안 되는 시장인 셈이다. IT 업계에선 미국 빅테크의 공세가 이어지며 이러한 시장 판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 네이버의 MAU가 최근 들어 꾸준하게 감소한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며 “고용, 소상공인 지원 등 국내 모바일 플랫폼 생태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넷플릭스에 밀린 국내 OTT는 합병설

플랫폼 서비스를 영역별로 살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오랜 기간 모바일 앱 시장에서 음원 플랫폼 1위 자리를 지킨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멜론 MAU는 아이지에이웍스 집계 기준으로 2021년 6월 889만 명에서 올해 5월 668만 명으로 24.9% 줄었다. 유튜브의 음원 플랫폼 유튜브뮤직의 MAU가 같은 기간 372만 명에서 558만 명으로 1.5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실시간동영상서비스(OTT)는 글로벌 1위 사업자 넷플릭스에 밀려 대규모 영업손실을 떠안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국내 OTT 업체 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손실은 2859억 원에 이른다. 올해 5월 기준 넷플릭스의 MAU는 1153만 명으로 국내 OTT 업계 1, 2위인 티빙(514만 명)과 웨이브(391만 명)를 합친 것보다 높다.

OTT 운영에 따른 손실이 갈수록 늘어나자 웨이브를 보유한 SK스퀘어는 티빙 최대주주인 CJ ENM 측에 합병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 논의와 관련해 SK스퀘어와 티빙 측은 “구체적으로 진행되거나 논의하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웨이브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없는 시장이라는 점이 증명된 상황”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OTT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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