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 보행 가능케 한 일등공신… 파열 땐 아무리 영웅이라도 ‘꼼짝’ 못 해
그리스 신화에서 아킬레우스(영어로는 아킬레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이자 위대한 전사였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가 낳은 아들이다. 어머니는 갓 태어난 아킬레스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기 위해서 몸을 강철처럼 만들어준다는 스틱스강에 담그려 했다. 아킬레스를 물에 담글 때 발뒤꿈치를 잡고 거꾸로 세워 머리부터 강물에 담갔는데, 아버지 펠레우스는 그러다 아기가 죽게 될까 봐 만류했다. 전신을 강물에 담그는 작업은 실패로 끝났고, 손에 잡혀서 물에 닿지 않은 발뒤꿈치 부위가 강철처럼 단단하지 않은 약점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아킬레스건이 치명적인 약점을 뜻하는 상징이 됐다. 결국 아킬레스는 전쟁 중에 발뒤꿈치에 화살을 맞아 죽는다.
사람에서 아킬레스건(힘줄)은 직립보행을 가능케 한 일등공신이다. 서적 <미술관으로 간 해부학자>의 저자 이재호 계명의대 해부학 교수는 “두툼한 종아리를 만드는 두 장딴지근과 하나의 가자미근이 합쳐져 종아리 세갈래근이 되고 그것이 발꿈치 부근에서 얇아지며 발뒤꿈치뼈 종골에 단단히 붙는 힘줄이 되는데 그게 아킬레스건”이라며 “뛰거나 걸을 때 발뒤꿈치를 들어 올릴 때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교수는 “요즘 스포츠 활동이 늘면서 아킬레스건 파열 환자가 느는데, 주로 발을 드는 동작에서 일어난다”며 “별안간 뒤에서 걷어차인 듯한 느낌이 들면서 ‘퍽’ 하는 파열음이 들린다”고 말한다. 아킬레스건은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의 원천이지만, 다치기 쉬운 위치에 있고, 파열되면 보행에 결정적인 지장을 줄 수 있다. 이에 자주 발목을 좌우로 돌리고, 앞으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하여 아킬레스건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신발도 발뒤꿈치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쿠션이 있는 것을 골라서, 발 앞부분보다 뒤꿈치를 약간 더 높게 하는 게 좋다. 그래야 발등을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대개 최대 강점이 최대 약점이 된다. 아킬레스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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