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유전자교정 작물' 규제완화 추진…기후·식량위기 대응 명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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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 및 식량 부족 대응을 명분으로 이른바 '유전자교정 작물' 규제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집행부위원장은 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집행위원단 주간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식물·토양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으로 명명한 패키지 초안을 발표했다.
패키지에는 유전자교정 작물과 별개로 EU 전역의 토양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하는 '토양 모니터링법'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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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 환경 모니터링 강화도 추진…강제성 없어 '맹탕 입법' 지적도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 및 식량 부족 대응을 명분으로 이른바 '유전자교정 작물' 규제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집행부위원장은 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집행위원단 주간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식물·토양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으로 명명한 패키지 초안을 발표했다.
'새로운 게놈 기술'(NGTs)로 명명된 유전자교정 작물은 유전자 염기서열을 정확히 잘라내는 유전자 가위 기술이 활용된 작물을 의미한다.
가뭄에 대한 내성이나 해충 저항성 강화 등을 위한 일종의 개량 기술이다.
인위적으로 유전자 재조합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거리인 유전자변형농산물(GMO)과 유사하지만, 다른 유전자의 삽입 없이 작물 자체의 유전자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초안에 따르면 집행위는 유전자교정 작물 가운데 자연적인 교배 방식으로 육종됐거나 기존 식물과 비슷하다고 분류되는 경우에는 일반 농작물과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구상이다.
1999년 채택된 EU의 엄격한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 관련 법률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의미다.
대신 '복잡한 교배'를 거친 유전자교정 작물의 경우에는 계속 다른 GMO와 동일하게 위험 평가 등을 거쳐 출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어떤 방식으로 육종됐든 판매 시에는 'NGT 작물'이라는 점을 라벨에 표기해야 한다고 EU는 덧붙였다.
집행위는 새로운 과학적 기법이 적용된 유전자교정 작물 도입 시 살충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등 지속 가능한 자원 이용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초안에 농식품 대기업들은 환영했지만, 환경론자들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집행위 초안은 EU 27개국을 대표하는 이사회와 선출기관인 유럽의회 간 3자 협상을 거쳐야 하므로 실질적으로 시행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이날 발표된 패키지는 2019년 출범한 현 집행위가 2050년 기후중립 달성과 지속 가능한 산업환경 구축을 목표로 제시한 청사진인 '그린딜 계획'을 구성하는 마지막 패키지다.
패키지에는 유전자교정 작물과 별개로 EU 전역의 토양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하는 '토양 모니터링법'도 포함됐다.
토양 모니터링법 시행 시 EU 모든 회원국은 자국의 토양 상태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의무화된다. 농업계의 '자발적 인증' 제도 도입도 제안됐다.
다만 정작 경작으로 황폐해진 역내 토양을 회복하기 위한 구속력 있는 조처가 포함되지 않아 '맹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외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그린딜 계획의 또 다른 핵심 축인 '자연복원법'이 최근 입법 과정에서 유럽의회 제동으로 휴지 조각이 될 위기에 처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사한 상황이 되풀이될 것을 우려해 농업계를 자극할 여지가 있는 토양 관련 규제를 일부러 제외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자연복원법은 농지의 초지 전환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육지 및 바다의 20%를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유럽의회 최대 유럽국민당(EPP)은 식량 감소로 인한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의회 산하 위원회 투표를 부결시킨 바 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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