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M&A 시장, 모두가 꼽는 대세 투자 키워드 '2차전지'

김성훈 2023. 7. 6.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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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른 M&A]
자본시장 '2차전지' 투자 러시 본격화
바이아웃·에쿼티 투자 PEF '문전성시'
충전·주차 인프라까지 밸류체인 가속도
업사이드 남았냐, 끝났냐 논쟁도 치열
'상승구간 끝났다' VS '아직 넉넉하다'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하반기 유망 투자처로 꼽는 섹터(업종)가 있다. 바로 ‘2차전지(전기차)’가 그 주인공이다. 상반기에도 열기가 심상치 않았는데, 하반기에도 이에 몫 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잠재력만 봤을때는) 다른 섹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표현할 정도다. 실제로 각 운용사도 해당 섹터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2차전지 투자 강세를 두고 다양한 견해를 쏟아내고 있다. 관심은 2차전지 투자가 끝자락이냐, 아니냐에 쏠리고 있다. 시장의 스포트라이트와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현 시점 투자가 자칫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평가했을 때도 아직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차 전지라면 조단위 투자도 아깝지 않아

5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자본시장의 2차 전지 관련 투자는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M&A 시장에서 인수전을 치른 끝에 올해 3월 롯데케미칼(011170)이 2조7000억원에 인수한 일진머티리얼즈(現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가 신호탄을 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세계 4위 동박 기업이다. 동박은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에 불과한 두께 1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내외의 얇은 구리다.

동박이 주목받은 이유는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리튬이온 전지의 ‘음극재’ 소재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 핵심 소재로 꼽히는 동박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미래 먹거리가 필요했던 롯데케미칼이 3조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아끼지 않은 이유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 SK온도 지난 5월 1조24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화제를 모았다. MBK파트너스와 글로벌 PEF 운용사인 블랙록, 카타르투자청(QIA) 등으로 이뤄진 MBK컨소시엄으로부터 8억달러(약 1조500억원)를 비롯해 사우디국립은행(SNB) 자회사 SNB캐피탈로부터 최대 1억4400만달러(약 1900억원) 등의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

SK온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투자유치 레이스에서 4조원 넘는 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하면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미국 정부의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국내 자동차 업계와의 의기투합도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에코프로그룹이 추진하는 약 8000억원 규모 펀딩(자금유치) 작업에 국내 유수의 PEF 운용사들이 모여들며 화제를 모았다. 양극재 제조기업인 에코프로비엠(247540)과 리튬 소재 가공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 각각 4400억원, 3600억원을 유치하는 형태다. IMM인베스트먼트와 프리미어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이음PE 등의 운용사들이 이번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미 너무 올랐다’ VS ‘앞으로 더 오른다’

이번 투자는 여러 PEF 운용사가 의기투합해 투자하는 ‘클럽딜’ 형태가 아니었다. 각 PEF 운용사별로 에코프로그룹 펀딩 소식에 개별적으로 투자 의향을 알렸다는 얘기다. 한 두 곳도 아닌 복수의 운용사가 이번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환금 시 2주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CB(전환사채) 발행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 의미 있다는 평가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CB 발행은 EB(교환사채)와 달리 매각을 해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주가가 받쳐줘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며 “결국 주가 등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상승세가 어느정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운용사 다수가 한 셈이다”고 말했다.

전기차·2차전지를 필두로 한 차세대 모빌리티로 범위를 넓히면 투자 범위는 더 커진다. 최근에는 전기차 증가에 따른 충전 시설이나 주차장 인프라에도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부터 설치, 유지·보수, 운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영채비와 주차 서비스 하이파킹에 각각 투자한 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밸류체인(사슬처럼 엮어 투자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다지는 성격의 투자라고 입을 모은다.

관건은 2차 전지 투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전망이다. 이미 증시에서 높은 상승세를 구가한 상황에서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PEF 운용사가 따라 붙는 것을 두고 논쟁이 격렬하다.

자본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더 오를 것으로 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3~5년 투자주기로 봤을 때도 업사이드(상승여력)가 충분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만큼 2차전지(전기차) 섹터의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얘기다.

반면 ‘단기간에 너무 오른 나머지 실현할 수익률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급기야 일종의 ‘투자 군중심리’에 기인했다는 분석도 있다. 모든 투자자가 2차 전지(전기차) 섹터에 달려드는데, 가만히 있는 것도 뒤처진다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은 여전하다고 본다”면서도 “모두가 들어가는 분위기다 보니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도 없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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