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2024년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착착’

市, 시내버스 3사와 소통협의회 출범
표준운송원가·책임노선제 전환 논의

충남 천안시가 내년부터 민간이 운영하는 시내버스 회사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고 경영과 운영에 함께 참여하는 ‘천안형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한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면서 발생하는 노선불균형·불친절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천안시와 시내버스 3사인 보성여객·삼안여객·새천안교통은 5일 천안시청에서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박상돈 천안시장과 시내버스 3사 대표이사가 참석해 협약서에 공동 서명했다.

박상돈 천안시장(왼쪽 두번째)이 보성여객·삼안여객·새천안교통 등 천안시내버스 3사 대표와 5일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의 골자는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준공영제를 위해 시와 시내버스 3사가 소통협의회를 구성해 스마트교통 혁신, 공공성 확보, 회계 검증 등에서 협력하는 것이다. 효율적으로 어떻게 얼마만큼의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시내버스 혁신을 이룰 수 있는지를 미리 검증하고 준비한다.

앞으로 소통협의회는 정기회의를 열어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방안 △표준운송원가 산정 및 정산방법 △운행 및 정산관리시스템 사용 △운수종사자 1일 2교대제 도입 △책임노선제 전면 전환 △패널티 및 인센티브 제도 등의 안건을 논의한다.

천안형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천안시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시내버스 경영과 회계 결산에 직접 관여한다. 가령 타이어 비용의 경우 어떻게 구입하고 어떻게 사용하라고 하는 등 예산 사용에 직접 개입한다. 노선조정권은 천안시로 아예 가져 온다고 보면 된다. 노선 결정은 지금까지는 시내버스 회사들이 갖고 있다. 버스 회사들이 수익이 발생하는 노선 운행에 집중하다 보니 비수익 노선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천안시는 노선조정권을 가져오면 비수익 노선의 운행이 얼마만큼 적자인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시민들의 상대적 불편과 불이익을 해소할 계획이다.

운전자 등 시내버스 종사자 인력관리는 회사에서 직접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임금 인상 협의 등에도 시가 개입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협약식에서 “준공영제는 행적편의적이거나 재정적인 부분만 생각하면 실패한다”면서 “시내버스 회사들에서는 (회사를 뺏길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소통협의회를 통해 충분히 협의하면서 효율적인 준공영제를 도입해 개선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자”고 말했다.

시내버스 회사 대표들은 “회사에서도 돈 벌 생각하지 않고 공익성에 초점을 맞춰 투명하게 경영하겠다”고 화답했다.

천안=글·사진 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