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176명 전원 사망' 우크라 여객기 격추 관련 ICJ에 회부

이란이 3년 전 자국 상공을 지나던 우크라이나항공(UIA) 여객기를 미사일로 오인해 격추한 사건과 관련해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J는 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우크라이나와 캐나다, 스웨덴, 영국이 전날 이란을 상대로 해당 사건 관련 공동 소송장을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소송장에서 이란이 '민간항공의 안전에 대한 불법적 행위의 억제를 위한 협약'에 따른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사건 발생 이후에도 이란 당국이 국제법에 맞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건 수사·기소를 진행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1973년 발효된 협약은 항공 테러행위, 폭파 등을 처벌·방지하기 위한 다자간 조약으로, 몬트리올 협약으로도 불립니다.

우크라이나 보잉 737-800기종 여객기 PS752편은 지난 2020년 1월 8일 이란 수도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지 약 3분 만에 이란 혁명수비대가 쏜 방공미사일 2발에 맞아 추락해 폭발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여객기에 탄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인 82명, 캐나다인(이란 이중국적자)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스웨덴인 10명 등입니다.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는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미국이 쏜 미사일로 오인해 실수로 격추했다고 시인한 바 있습니다.

ICJ는 당사국 간 갈등 해결을 위한 유엔 최고 법원 격으로, ICJ 판결은 항소할 수 없으며 그 즉시 법적 구속력이 인정됩니다.

다만, ICJ가 패소한 국가로 하여금 희생자에 대한 보상 등 판결을 이행하도록 강제할 권한은 갖지 않습니다.

김학휘 기자 hwi@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