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단상] 시작된 여름, 폭염에 대비하기
‘오뉴월 손님은 호랑이보다 무섭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더운 여름날은 반가운 손님도 맞이하기 힘든데, 이미 도내 폭염특보가 발표되는 등 올해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찌는 듯한 더위가 시작되며 한낮의 기온은 30도를 훨씬 웃돌고, 바깥 활동 시에는 높은 기온과 습도 때문에 숨을 쉬는 것도 힘들고 살갗도 따가워질 것이다.
이렇게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날,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면 온열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7월 5일 기준, 5월 20일부터 발생한 도내 온열질환자 수는 누적 19명에 이르렀다. 열사병, 열탈진 등으로 인해 열실신까지 올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외부의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상실한 질환이며, 다발성 장기 손상이나 기능장애 같은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고 치사율이 높아 온열질환 중 가장 위험하다. 그렇기에 열사병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시원한 장소에 옮긴 뒤 몸에 시원한 물을 적시고 부채 등으로 몸을 식혀주어야 한다.
2022년 이상기후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까지 전국의 평균기온이 26.4도로 높았으며, 특히 6월 하순에 최저기온이 매우 높아 서울, 수원, 원주 등 14개 지점에서 관측 이래 처음으로 6월에 열대야가 발생하였다. 또 강릉에서는 6월 28일 밤사이에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밤 최저기온이 30.1도를 기록했다. 이러한 더위는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지구온난화로 전 지구의 평균기온이 지속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상기후 현상도 빈번하다. 작년 6월과 7월, 폭염이 유럽을 강타하여 곳곳이 섭씨 40도를 넘어섰고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특히 포르투갈 지역에서는 최고기온이 47도를 기록했고 7월 7일에서 18일 사이에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063명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렇게 폭염은 소리 없이 우리 곁으로 다가와 큰 피해를 낳고 있는데, 자연재난을 원인별로 나누었을 때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태풍이나 홍수로 인한 피해를 넘어 1위를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2018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규정하는 등 최근 들어 새로운 자연재해로 인식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기상청에서는 여름철 폭염특보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기온을 기반으로 발표하던 특보를 올해 5월 15일부터는 습도를 고려한 체감온도를 기반으로 발표하는 것으로 개선했다. 폭염주의보는 일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나 급격한 체감온도 상승 또는 폭염 장기화 등으로 중대한 피해 발생이 예상될 때 발표한다. 폭염경보는 일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한다.
하지만 같은 기온에서도 더위를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른데, 특히 폭염에 취약한 사람은 노인이나 영유아, 야외근로자들일 것이다. 이렇게 같은 체감온도라도 사람마다 폭염의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다르기에, 기상청에서는 분야별로 기준을 나누어 그에 따른 대응 요령을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폭염 영향예보도 제공하고 있다.
폭염은 가볍게 지나가는 참을 수 있는 더위가 아니라,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릴 만큼 무서운 자연재해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미리 기상정보를 확인한다면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폭염이 심할 때는 되도록 야외활동을 삼가고,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꼭 양산이나 물통을 챙기는 것이 좋다. 작은 준비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열사병과 같은 온열질환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기상정보 확인과 꼼꼼한 대비로 무더위가 이어질 이번 여름을 슬기롭게 이겨내길 바란다.유희동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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