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내한 행사 속 유일한 오점된 'K-바비'[TF초점]
주객전도된 '바비' 핑크카펫...의문만 남긴 행사
관계자 "영화 테마와 한국 문화를 접목하고자 했다"
배우 마고 로비는 영화 '바비'(감독 그레타 거윅) 한국 프로모션을 위해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그는 스커트와 재킷, 가방, 하트 선글라스 등을 핑크색으로 맞추며 바비 그 자체로 등장했다. 무엇보다 출국 전 시드니 공항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포착됐던 마고 로비는 한국 팬들과 만나기 전, 다른 의상으로 갈아입으며 첫 일정부터 남다른 성의를 보여줬다.
이어 2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1층 아트리움에서 '바비'의 핑크카펫이 열렸다. 현장에는 그레타 거윅 감독을 비롯해 마고 로비와 아메리카 페레라, 톰 애커리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역시 마고 로비는 이날도 바비 그 자체였다. 짧은 시간 안에 1985년에 출시됐던 바비 의상을 두 가지나 선보였고, 사인부터 사진까지 특급 팬서비스로 현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또한 팬들은 생일을 맞이한 마고 로비를 위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깜짝 이벤트를 펼쳤고, 그는 감격한 듯 눈시울을 붉혔다. 그렇게 '바비'팀의 내한 일정은 시작부터 완벽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누구를 위한 행사냐" "작품에 관한 이야기는 1분이었다" "'바비'랑 무슨 관련이 있는 프로모션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술녀 디자이너는 지난 2013년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내한했을 당시 자신의 이름이 적힌 한복을 그에게 입혀 논란이 됐는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한결같은 방식을 보이며 부정적인 여론을 피해 갈 수 없었다.
'바비'의 배급사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관계자는 4일 <더팩트>에 "영화에 다양한 바비들이 나와서 춤추는 장면이 있다. 이를 'K-바비'로 승화하고자 기획된 행사"라며 "다양한 바비들이 등장하고, 이들은 매일 옷을 갈아입는다. 그중에서 가장 한국적인 의상과 춤을 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계자는 "공연팀과 함께 행사 자체를 기획하다 보니까 배우와 감독은 이를 인지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밝혔고, "핑크카펫 이후에 풋티지 상영회가 예정돼 있어서 행사를 더 진행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약 30분간 짧게 진행된 행사에서 오로지 '바비'팀을 위한 시간은 10분도 채 안 됐다. 주객이 전도된 듯한 행사는 '바비'를 기다렸던 한국 팬들을 황당하게 했고, 이벤트의 본질적인 의미마저 퇴색시켰다. 관계자의 의견처럼 영화의 테마를 'K-바비'로 승화하고자 했다면 한복을 입은 바비 인형을 선물하거나 공연 분량을 조절해 우선순위를 확실히 했어야 했다.
앞서 '바비'는 라이언 고슬링의 내한 취소로 한 차례 잡음이 일었다. '일신상의 문제'라는 짤막한 이유로 한국 프로모션을 돌연 취소한 것. 한번 삐걱거렸지만 마고 로비의 프로페셔널한 면모로 역대급 내한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영화와 한국 문화를 적절하게 버무리지 못한 뜬금없는 국악 공연과 한복 증정식은 행사와 함께 빛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놓쳐 아쉬움을 남긴다.
'바비'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라이언 고슬링 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7월 중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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