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고객 중심' DNA 심었다
취임 후 신한금융 내실 다지기에 힘써
ESG·글로벌 부문 호평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진옥동 회장은 취임 이후 '고객 중심' 경영을 펼치고 내부통제에 만전을 기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ESG와 글로벌 부문에서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회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진 회장은 지난 3월 23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신한금융 회장으로 최종 선임됐다. 진 회장은 은행원 출신으로 은행장을 거쳐 4대 금융지주 수장까지 오른 정통 신한맨이다. 특히 행장으로 재임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경영 능력을 입증한 터라 취임과 함께 금융권의 기대를 받았다.
취임 이후 진 회장은 신한금융그룹이 불확실한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있다. '100년 신한'을 다짐한 만큼 기본에 충실하며 탄탄한 토대를 다지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 '고객 중심' 경영 철학 바탕으로 내부통제 강화·소비자 보호 힘써
진옥동 회장은 '고객 중심'을 강조해 왔다. 지난 3월 취임사에서 진 회장은 "창업과 성장의 기반이 됐던 고객중심의 가치를 고객 자긍심으로 확장시켜야 한다"며 '고객 자긍심'을 위한 실천 방안으로 사회적 책임·내부통제·금융 혁신 등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진 회장은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실제 취임 이후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전략 과제에 내부통제 부문을 추가해 제도 개선과 선제적 모니터링 활동이 강화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주사 임부서장으로 이루어진 내부통제 협의회, 윤리준법 실무자 협의체 등의 운영을 통해 개선 사례 공유와 확산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지난 3일에는 '내부통제책무구조도'를 법령 통과 후 조기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금융당국이 도입을 발표한 이 제도는, 금융사 임원에게 담당업무에 따른 내부통제 책무를 배분해 보다 책임소재를 분명하 하기 위한 일종의 지도이다. 이미 영국과 싱가포르 등 금융 선진국에서 도입해 경영문화 개선과 건전한 소비자 보호 체계 정착에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보호를 위해서는 그룹 차원으로 금융사기 대응 활동을 추진, 보이스피싱 추이와 대응 현황에 대한 보고 정례화 등의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진 회장의 '고객 중심' 경영 철학은 은행장 시절부터 이어져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진 회장은 2020년 신한은행장 시절 기존의 성과평가제도인 KPI를 전면 개편해, 고객 중심 영업을 통해 고객과 은행이 균형 있게 동반 성장하는 '같이 성장 성과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최근 진 회장은 고객신뢰와 고객인정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3일 그룹 창업기념일을 맞아 진행된 '신한컬쳐위크'에서 진 회장은 "재무적 1등보다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진정한 일류"라며 "투자상품 사태로 인한 뼈아픈 반성 속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것보다) 한 단계 높은 내부통제를 기반으로 고객과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일류 신한을 위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 진옥동 회장, ESG경영에 진심…한일 민간 교류의 교두보 역할도 '톡톡'
진옥동 회장은 ESG 경영 강화에도 집중했다. 이 역시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강조해 온 부분이다.
진 회장은 취임 직후인 4월 전 그룹사의 ESG 실행을 위한 '에너지에 진심인 신한금융그룹' 전략 추진을 선언했다. '에너지에 진심인 신한금융그룹'은 △친환경 에너지 사용 △에너지 절약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등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겠다는 신한금융의 다짐을 세 가지로 체계화한 전략이다.
2025년부터 시행되는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의 ESG 데이터 공시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5월에는 'ESG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으며, 같은 달 세계은행그룹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와 자발적 탄소배출권 사업활성화 협력을 통해 국내 탄소배출권 수요 기업에 대한 양질의 배출권 공급 등의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지난 5월 유엔환경계획(UNEP)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지속가능금융 확산을 위한 후원 협약을 체결하는 등 ESG 전파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취임 100일간 진 회장의 눈에 띄는 성과 중 하나는 바로 한일 민간 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진옥동 회장은 취임 전부터 '국제통'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해외영업 역량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진 회장은 1986년 신한은행 입행 후 1997년 신한은행 일본 오사카지점 차장으로 해외사업 경험을 시작해 약 18년을 일본에서 재직했다. 오사카지점장은 물론 일본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법인장을 역임하는 등 재직 기간의 9년은 책임자 업무를 수행했다.
그가 취임 후 한 달 만에 해외 기업설명회(IR) 일정으로 일본을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진 회장은 일본 방문 기간 동안 투자자 미팅을 통해 신한금융을 비롯한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일본 기관 투자자의 투자 유치·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진 회장은 당시 "민간 영역에서 다양한 교류가 다시 시작되면 한일 양국 관계는 더욱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신한금융이 초석이 돼 투자와 무역 등 민간 영역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일본에 이어 지난달에는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를 잇달아 방문해 해외IR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 중심 경영'이라는 진옥동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100일간 내실을 다졌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인 경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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