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연구진, 세계 최초 전자 궤적 제어 성공…메모리 효율 극대화
이론만 있던 '궤도 홀 효과' 입증…MRAM 효율·속도 향상 기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기존에 무거운 중금속에서만 가능했던 전자 궤적 제어를 경금속에서도 최초로 시현했다.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야구 투수가 승률이 높은 것처럼 고체 내부 전자의 궤적을 제어하게 되면 전자소자의 성능이 향상시킬 수 있다.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저전력 자성메모리(MRAM)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성균관대학교 최경민 교수 연구팀과 포항공과대학교 이현우 교수 연구팀이 경금속 내부에서 전자 궤적을 야구 변화구처럼 휘도록 제어하는 것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이현우 교수팀이 이론적 분석을 주도한 뒤 최경민 교수팀이 실제 실험을 성공시키는 등 이론과 실험의 완벽한 협업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6일(현지시간 5일 16시) 게재됐다.
기존 전자 궤적 제어 방법 한계 多…자기장 때문에 고집적 전자기기 활용 어려워
경금속 타이타늄에서 '궤도 홀 효과' 최초 시현…메모리 소자 구현 비용 절감 기대
전자소자를 다루는 것은 기본적으로 전자의 물리적 성질을 다루는 것과 같다. 전자는 전하와 각운동량이라는 성질을 갖고 있는데, 이같은 성질은 DRAM(동적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 메모리의 기반이 된다. 특히 미래 전자소자로써 최근 연구 상용화가 시작된 MRAM도 각운동량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를 위해 전자의 각운동량을 제어할 필요성이 커졌다.
고체에서 흐르는 전자의 속도와 전자의 수를 제어하는 방법은 이미 개발돼 있지만, 전자의 궤적이 휘도록 제어하는 방법은 아직까지 매우 제한적으로 존재한다.
전자 궤적 제어 방법은 전류가 흐르고 있는 고체에 자기장을 가해 궤적을 휘게 하는 '홀 효과'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자기장을 생성하려면 높은 전류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부분적으로 제어하기도 어렵다. 수많은 소자가 집적된 전자기기에 홀 효과를 적용하려면 각 소자의 동작에 맞게 서로 다른 방향의 자기장을 가해야 하는데, 집적도가 높은 전자기기에서 이를 구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자기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한 소자 내부에 존재하는 전자의 궤적을 낮은 전력을 사용해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새로운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기존에도 스핀 각운동량(전자 스핀)을 이용하면 전자 궤적을 개별적으로 제어해 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스핀 홀 효과라는 이름으로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스핀 홀 효과는 하프늄·텅스텐·이리듐 등 원자번호가 큰 중금속에서만 발현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가벼운 타이타늄(Ti) 금속에서 전자의 스핀이 아닌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도는 궤도 각운동량을 이용해 전자 궤적을 휘게 만드는 '궤도 홀 효과'를 세계 최초로 시현했다.
기존에 보고됐던 스핀 각운동량은 전자가 자발적으로 일으키는 양자 각운동량이지만, 궤도 각운동량은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공전하며 발생한다는 데서 차이를 보인다.
이번 연구결과는 그간 이론적으로만 알려져 있던 궤도 홀 효과를 중금속이 아닌 원자번호가 작은 경금속에서 실험적으로 최초로 시현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또한 전자의 궤도 각운동량이 금속과 같은 고체 내에서 쉽게 생성·제어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실제 실험을 진행한 것은 타이타늄 뿐이지만 연구팀은 금속성을 가지면서 원자번호가 작은 대부분의 경금속에서도 같은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궤도 각운동량이 제어될 수 있다는 성질을 활용하면 MRAM의 에너지 효율 및 속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궤도 홀 효과는 다양한 물질로 구현이 가능한 만큼 다양성 측면에서 진일보했을 뿐 아니라 보다 저렴한 소재를 사용해 메모리 소자를 구현할 수 있게 해줄 전망이다.
최경민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전자소자에서 전류의 궤적을 제어할 수 있는 근본 원리를 제공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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