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은행 과점과 ‘메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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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경영이론으로 '메기 효과'란 말이 자주 쓰인다.
은행업계에 신규 선수를 출전시켜 '메기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1년 만에 전국 지점망을 갖춘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하는 것이다.
기존 지방은행 지역에 새로운 지방은행·저축은행이 들어서면 지역 금융기관 전반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위협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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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내놨다. 시중은행들의 이자놀이와 성과급 잔치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자 윤석열 대통령이 5대 은행권을 겨냥해 과도한 과점체제라고 질타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인터넷전문은행·지방은행 신규인가 추진 등이 골자다. 은행업계에 신규 선수를 출전시켜 ‘메기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1년 만에 전국 지점망을 갖춘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하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지방은행에 대한 신규 인가도 사전 인가에서 자금력·사업계획만 갖추면 되는 ‘오픈 포지션’으로 전환된다. 카카오뱅크 등에 이은 4번째 인터넷은행 출범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출전 선수만 늘린다고 과점체제가 깨질지는 미지수다. 5대 시중은행이 전 은행권 대출의 63.5%, 예금은 74.1%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금리인하 경쟁보다 비슷한 금리의 유사 상품을 제공하면서 공고한 진입 장벽을 구축하고 있다. 메기와 같은 강자도 아닌 후발주자가 단번에 깨트리기 힘든 구조다. 기존 지방은행 지역에 새로운 지방은행·저축은행이 들어서면 지역 금융기관 전반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위협할 가능성도 크다. 저축은행을 제1금융권으로 전환하면 가뜩이나 급전이 어려운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의 돈줄을 막을 우려도 크다.
기대를 모았던 특화전문은행(챌린지뱅크) 도입은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인한 특정분야 쏠림 우려에 발을 뺐다.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권에 계좌 개설 권한을 열어주는 지급결제 업무 허용안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금융소비자 위에 군림하는 은행의 이권카르텔은 사라져야 하지만 이번에도 ‘킬러 대책’은 없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만 못내 아쉽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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