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87세'인 지난해 급성 심부전증 진단...마지막 고비오니 매사 땡큐" ('유퀴즈')[종합]

정안지 2023. 7. 5.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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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유퀴즈' 신구가 심부전증을 고백하면서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올해 여든 여덟을 맞이한,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배우 신구가 출연했다.

꾸준히 무대를 지키며 62년 째 연길의 길을 지켜온 배우 신구는 올해 여든 여덟 미수를 맞은 소감에 대해 "아직도 숨 쉬고 있고 걸어 다니까 고맙고, 견딜 수 있을 때까지는 내가 좋아하는 거 하자"고 했다.

"연극하면서 지냈다"는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의 한 장면을 보여준 신구는 "항상 긴장한다. 외우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죽자고 외운다"며 웃었다.

1962년 26세에 연극 무대에 데뷔해 올해로 62년 차 연기 인생의 신구. 90년대 까지만 해도 대체로 온화하거나 근엄한 이미지, 혹은 소탈한 아버님 역할을 많이 했던 신구는 2000년대 일일 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로 파격 캐릭터에 도전했다. 신구는 "출연 후 가까워지더라. 초등학생들도 달려와서 만지고"라며 웃었다. 이 기세는 광고로 이어졌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는 광고 카피는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후배들과 자리에서 굉장히 편안하게 해주시고 잔소리를 안 한다는 신구. 그는 "다들 잘하고 있는데 잔소리를 왜 하냐. 사실 젊은이들 버릇이 없다 뭐하다 그래도 우리 세대도 그랬고, 전 세대도 그랬고 젊은 이들은 다 그렇다. 요즘 젊은이들 얼마나 잘하냐.라떼 얘기를 난 그게 싫다"고 했다. 그러면서 젊음에게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니까 최선을 다해서 지금을 즐기고 일해라"고 했다.

신구는 건강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신구는 "운동은 즐겼다. 그렇게 자신하고 술도 그렇게 마시고"라면서 "지난해 심부전증이라는 병이 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응급실 가서 진찰해보니까 이상있다더라.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지 않고 천천히 뛴다더라. 그냥 놔두면 뇌졸중이 된다더라. 산소 공급이 부족해서"라면서 "지금 박동 수를 조절해주는 심장 박동기를 찼다. 심장이 천천히 뛰면 인공 심박동기가 자극을 줘서 정상으로 뛰게 한다"고 했다.

신구는 "(인공 심박동기 수명이)8~10년 쯤 간다고 한다. 그때 쯤 난 없을테니까.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구는 "요즘 고민이 다음 작품이 또 얘기가 된다. 그런데 내가 이 나이에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 확답을 못해주고 있다. '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넌 안 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라는 생각도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갔다 한다"고 털어놨다.

신구는 "숨 쉬고 있고, 내가 살아있고, 해야 될 일은 그거고, 할 줄 아는 게 그 거 밖에 없다.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인데 그렇지 못하니까 아쉽기도 하고, 하고 싶은 작품을 남겨놓는다는 게 꺼림칙하다"고 했다.

또한 신구는 후회 되는 일에 대해 "취미가 별로 없다. 다양하게 즐기면서 살았으면 좋았겠다 한다"면서 "이 속에서만 살았다. 어떤 사람은 '연극이 종교다. 수행이다'고 하는데 나한테는 수행하는 과정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오직 연극이 살아가는 동아줄 이라고 생각하고 이게 썩어 있는 건지 끊어질 건지도 모르고 그것만 잡고 평생 지냈다"면서 "끊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매달려서 살고 있으니까 다행이다 싶고 고맙다"고 했다.

신구는 지난 6월 '라스트 세션' 기자 간담회 당시 "내가 힘 남겨 놓고 죽을 바에야 여기다 쏟고 죽자"고 말한 바 있다

연극 '라스트 세션'에 함께 출연하는 이상윤은 "공연 전 간단히 리딩을 한다. 그걸 할 때 유독 그날 따라 힘들어하시더라. 숨이 좀 가쁘고 잘 안 쉬어진다고 하시길래 '검사 한번 받아보셔야 될 것 같다'고 했는데 며칠 뒤 급성 심부전증 진단을 받으셨다"고 떠올렸다.

그는 "'공연을 절대 하면 안된다. 갑자기 심장이 멈출 수도 있다'고 해서 오늘 오시기로 한 분들한테는 너무 죄송하지만 치료 받으시는 게 먼저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무대가 관객하고 약속을 한거니까 꼭 지켜야 된다'고 하시면서 강행하셨다"고 했다. 이상윤은 "갑자기 일어날 사태에 대해서도 준비를 다 해놓고 저도 무대에서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끊고 할 수 있게끔 했는데 정말 무섭도록 연기를 잘 하셨다"고 했다.

신구는 "나도 젊을 때가 있었다. 이 순간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면서 "근데 마지막 고비에 와보니까 숨을 쉴 수 있다는 게 고맙고 매사가 다 쏘 땡큐"라며 웃었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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