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고 외국인 에이스와 대결에도 주눅들지 않은 키움 특급 유망주, 첫 승 따내다 [MK고척]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7. 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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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의 특급 우완 유망주 장재영이 리그 최고의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개인 통산 첫 승을 따냈다.

장재영은 5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NC와의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키움의 유니폼을 입은 장재영은 무려 9억 원의 계약금을 받을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은 특급 루키다. 최고 157km에 달하는 패스트볼과 낙차 큰 변화구들이 강점으로 꼽힌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은 5일 고척 NC전에서 개인 통산 첫 승을 따냈다. 사진=천정환 기자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불안한 제구. 이러한 단점에 발목이 잡힌 장재영은 데뷔시즌 19경기(17.2이닝)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9.17에 그쳤고, 2022시즌에도 14경기 출전에 승, 패 없이 평균자책점 7.71을 마크했다.

이번 비시즌 기간 질롱코리아를 다녀오기도 하며 절치부심한 장재영. 이런 노력 덕분인지 그는 점차 성장하기 시작했다. 6월 11일 수원 KT위즈전(14-5 키움 승)에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같은 달 17일에는 대전 한화 이글스전(9-6 키움 승)에서는 3.1이닝 무실점을 작성했다.

이후 6월 23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1-2 키움 패)에서 5이닝 4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인 장재영은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2회초와 3회초에는 나란히 무사 1, 2루에 몰렸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이끌며 실점하지 않았다.

4회초에도 안정감은 이어졌다. 선두타자 권희동을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했다. 이어 제이슨 마틴에게는 볼넷을 허용했으나, 윤형준을 유격수 병살타로 막으며 세 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침묵하던 키움 타선은 4회말 김웅빈의 2타점 적시타로 그에게 득점 지원을 해 줬다.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장재영은 5회초 천재환(좌익수 플라이)과 박세혁(삼진), 김주원(삼진)을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리며 이날 자신의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장재영은 손아섭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후 서호철에게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범했다. 그러자 키움 벤치는 양현으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양현이 승계 주자에게 홈을 내주지 않으며 장재영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이날 장재영의 최종성적은 5.1이닝 2피안타 4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92구였으며 최고구속은 154km까지 측정됐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종전 5이닝·23. 06.23 고척 두산전), 최다 탈삼진(종전 5개·22. 04.29 고척 KT위즈전, 23. 06.04 인천 SSG랜더스전), 최다 투구 수(종전 84구·23. 04.18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 기록 등도 새로 쓴 장재영은 키움이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2-0으로 승리함에 따라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경기 후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이 매 경기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 2, 3회 위기를 스스로 넘어섰을 때 큰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데뷔 첫 승을 축하한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의 팀 선배인 안우진 역시 “(장재영이) 많이 첫 승을 올리고 싶었을 것이다.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장재영은 “(데뷔 첫 승까지) 너무 오래 걸렸지만, 첫 승을 해서 기분이 좋다. 이제서야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후련한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말했지만, 이날 장재영의 승리가 더욱 의미있는 상대 선발투수가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에이스 페디였다는 점이다. 이번 경기 전까지 11승 1패 평균자책점 1.61을 기록 중이던 페디는 장재영의 ‘씩씩투’를 넘지 못하며 2패째를 떠안았다.

장재영은 “페디는 무척 좋은 투수다. 저 뿐 아니라 저희 모든 선수들이 알고 있었다. 공격하는 저희 타자 형들을 믿었다”며 “최대한 비등비등한 상황을 만들어서 불펜투수들에게 넘겨주자는 생각으로 투구를 했다. 최소 실점을 하려고 했다”고 당차게 말했다.

빼어난 구위를 자랑하는 장재영은 데뷔 초부터 ‘제2의 안우진’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는 “(안)우진이 형이랑 같이 1, 2선발을 하고 싶다. 저도 우진이 형만큼 던질 수 있는 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준비하고 발전해서 우진이 형과 같이 키움의 우승을 이끄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을 줬다.

[고척(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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