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 갈등 격화…“정산 문제로 신뢰 잃었다” vs “문제는 배후 세력”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팝 걸그룹 사상 최장 기간 미국 빌보드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차트 상위권에 진입한 피프티 피프티의 전속계약 갈등이 법정으로 향했다.
피프티피프티는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첫 심문기일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이날 피프티 피프티 측 변호인은 “채권자 측이 전속계약을 해지하고자 하는 사유는 정산 자료 제공 위반, 채권자들의 건강관리 의무 위반, 연예 활동에 지원 및 인적, 물적 자원 부족 등 세 가지다”라며 “특히 강조하고 싶은 사유는 어트랙트의 정산 의무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뒤, 어트랙트 쪽에서 보내온 정산서에서 스타크루이엔티가 매입처로, 피프티 피프티 음반·음원이 매입 대상으로 적혀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크루이엔티는 어트랙트 대표 전홍준이 회사를 설립하기 전, 멤버들과 연습생 계약이 돼 있던 회사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어트랙트에선 스타크루이엔티가 인터파크에 유통 계약을 맺고 선급금으로 90억원을 받아 피프티 피프티 측에 투자금으로 60억원을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멤버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쓴 것인지, 정말로 멤버들을 위해 쓴 것이 맞는지 확인이 불가하다”며 “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연예활동을 통한 음반, 음원 수입으로 변제하는 선급금에 대한 권리를 연습생 계약이 종료된 스타크루이엔티가 가지고 있는 것도 정상적이지 않다. 왜 어트랙트가 인터파크와 직접 유통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 의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멤버들은 이 부분과 관련해 어트랙트에 신뢰를 상실했다”며 “멤버들은 스타크루이엔티와 인터파크의 선급금 구조에 대해 아무것도 동의한 것이 없다. 어트랙트가 연예계약을 체결할 때 미리 설명해야 하는 의무인데, 이것에 대해 고지를 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또한 전홍준 대표의 배임 의혹도 제기했다. 피프티 피프티 변호인은 “전홍준 대표의 개인 회사로 보이는 스타크루이엔티에 인터파크 선급금 제공 기회를 줘, 결과적으로 멤버들에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며 “어트랙트 대표에 대한 형사고소를 고려하고 있다. 배임 행위를 했다면 전속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어트랙트 측의 입장은 다르다. 어트랙츠 측 변호인은 “전속계약 체결시 멤버들에게 스타크루이엔티와 인터파크의 선급금 유통계약 사실을 설명했다”며 “멤버들도 동의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스타크루이엔티와 어트랙트의 거래 구조에 대해 중대한 오해가 있거나 왜곡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전홍준 대표가 어트랙트를 새로 설립, 스타크루이엔티와 영업양도 계약을 진행했다. 멤버들도 이에 대해 모두 동의했으며, 자료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산 자료 일부가 뒤늦게 전달된 것은 외주업체의 실수로 누락된 것이며, 요청 기간 내에 자료를 모두 제공했기에 정산 의무 불이행 주장은 전속계약 해지 사유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어트랙트 측은 “이번 사건으로 어린 아티스트들이 고통 받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가능하면 하루 빨리 협의했으면 좋겠는데 접촉을 시도해 봤지만 기회가 없었다”며 “이 사건의 본질은 아티스트 개개인의 문제이기 보다는 그 후에 있는 배후 세력이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어린 아티스트들의 미래를 위해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협의를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피프티 피프티 변호인은 그러나 “이 사건은 소속사의 역량 부족에 기초한다”며 “(어트랙트 측에서) 외부 세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소속사와 외주 용역업체와의 갈등은 개별적으로 해결을 해야 되는 사안이다. 이것이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사유를 덮거나 본질을 훼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피프티 피프티의 강공에 어트랙트도 가만 있지 않았다. 어트랙트 측은 “어트랙트의 능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그간 투자한 돈이 80억원이다. 대표의 전 재산을 쏟아 부었고 노모의 자금까지 끌어다 썼다”며 “80억원이 적은 돈이 아닌데, 이런 자금을 투자한 어트랙트에 능력이 없다는 추측에 기반한 주장을 하는 것은 과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재판 이후에도 양측의 입장은 엇갈렸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전속계약 해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멤버들이 어린 나이인데, 오해와 억측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고, 어트랙트 측은 “피프티 피프티와 원만한 합의를 원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어트랙트 측에서 보기에는 이 사건에서 아티스트 본인들의 잘못은 없다고 본다. 탐욕스러운 어른들의 잘못된 설명 때문에 아티스트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중소 기획사에서 전 재산을 투자해서 그룹을 성장시켰는데, 외부 세력이 개입해서 강탈해 간다면 앞으로 K팝 시장에서 어떤 중소 기획사가 위험을 감수하며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겠나. 정말 안타깝고 슬프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 2월 발매한 싱글앨범 ‘더 비기닝 : 큐피드(The Beginning: Cupid)’의 타이틀곡 ‘큐피드(Cupid)’로 빌보드 핫 100에 진입, ‘중소돌의 기적’으로 불리는 새 역사를 썼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 가지 않았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달 19일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어트랙트가 투명하지 않은 정산, 활동이 어려운 건강 상태를 밝혔음에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자 했던 모습 등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어트랙트는 이에 외부 세력의 멤버 강탈 시도가 있었다며, 피프티 피프티의 음악 프로듀싱을 맡은 더기버스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더기버스는 “어트랙트가 아티스트 법적 공방에 ‘외부세력’ 개입을 언급했으나 당사는 어떠한 개입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더 이상 추측성 허위 프레임과 당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들을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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