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호 4타점’ 두산, 4연승+단독 3위 등극...포항은 이승엽의 약속의 땅! [MK포항]

강승호가 4타점을 폭발시킨 두산 베어스가 4연승을 달리며 단독 3위로 뛰어올랐다. 포항은 이승엽 감독의 약속의 땅이었다.

두산은 5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서 7-4로 승리했다. 이로써 4연승을 질주한 두산의 시즌 성적은 37승 1무 36패가 됐고 이날 나란히 패한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를 제치고 단독 3위로 도약했다.

반면 2연패의 삼성은 28승 47패의 시즌 성적을 기록하며 9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승차가 더 벌어졌다.

또한 두산의 이승엽 감독은 올해 사령탑에 오른 이후 첫 포항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하며 ‘약속의 땅’의 선택을 받은 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과거 현역 선수로 뛸 당시 이승엽 감독은 포항구장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삼성의 높은 승률을 이끌었다. 하지만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친정팀을 상대로 그 약속의 땅에서 베어스의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두산이 7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홀로 4타점을 쓸어담은 강승호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 4회 초 경기를 역전시켜 앞서갔다. 삼성도 경기 막바지 이날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적생 류지혁의 적시타 등으로 추격의 뒷심을 보여줬지만 경기를 다시 뒤집지는 못했다.

두산 타선에선 강승호가 동점 적시타 포함 5타수 4안타 1득점 4타점의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그 외에 두산 타선은 허경민이 2안타, 김재환이 2볼넷 1득점, 양의지가 1안타 1볼넷 1득점, 양석환이 1안타 1볼넷 2득점, 로하스가 1안타 1볼넷 1득점 1타점, 김재호가 1안타 1타점 2볼넷 등으로 고르게 힘을 보탰다.

모처럼 삼성이 선취점을 내고 앞서갔지만 지키는 힘이 부족했다. 특히 많은 볼넷이 나온 끝에 투수들이 자멸했고, 반대로 두산 타선은 집중력 있는 야구를 통해 필요한 순간 점수를 뽑아 승리를 지켰다.

실제 먼저 점수를 낸 건 삼성이었다. 3회 초 두산이 2루타, 희생번트, 볼넷 등으로 만든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치자 삼성이 이어진 3회 말 득점을 냈다. 김성윤이 중견수 뒤쪽 깊은 코스의 3루타를 쳤다. 이어 김현준의 우중간 3루타로 단숨에 선취점을 뽑은 이후 후속 타자 김동진의 적시타로 2점을 냈다. 하지만 후속 타자 호세 피렐라와 강민호가 각각 1구와 2구만에 범타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 기회를 놓쳤다.

크게 달아나지 못한 게 결국 화근이 됐다. 4회 초 두산은 김재환의 볼넷 이후 양의지가 병살타를 쳤다. 그러나 2사에서 양석환의 2루타, 로하스의 볼넷, 강승호의 2타점 2루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삼성 야수들은 강승호의 빗맞은 힘없는 타구를 서로 처리하지 않고 미루다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비교적 호투했던 삼성 선발투수 황동재는 동점 허용 이후 확연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황동재를 상대로 두산은 장승현, 김재호의 볼넷 이후 정수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더 뽑아 3-2로 경기를 역전시켰다.

이어진 5회 말도 마찬가지였다. 두산이 바뀐 투수 홍정우에게 김재환, 양의지, 양석환의 3연속 볼넷으로 단숨에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교체된 투수 이재익에게 로하스가 1타점 적시타, 강승호가 2타점 적시타를 뽑으면서 단숨에 6-2까지 스코어가 벌어졌다.

반면 삼성은 5회 말 볼넷과 안타로 만든 득점 기회와 6회 말 연속 볼넷으로 얻은 득점 기회 등을 모두 놓치며 다시 흐름을 가져올 발판을 놓지 못했다.

오히려 두산이 7회 초 2사 후 내야 안타와 상대 실책에 이은 김재호의 적시타로 7-2까지 달아났다.

삼성도 8회 말 반격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하는 아쉬움도 생겼다.

강민호의 중전 안타로 물꼬를 튼 이후 후속 타자 땅볼을 친 오재일이 1루 베이스를 밟다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대주자 강한울로 교체됐다. 이후 이재현이 땅볼을 치면서 아웃카운트 1개가 더 늘었다. 하지만 대타로 경기 도중 투입된 류지혁이 1타점 우중간 2루타를 때려 1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삼성은 후속타자 이성규의 1타점 2루타로 도합 2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김성윤이 바뀐 투수 김강률에게 땅볼로 물러나면서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9회말 두산은 마무리 투수 홍건희를 마운드에 올렸고, 그를 상대로 삼성이 추가점을 내지 못하면서 경기는 그대로 두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선발투수 김동주에 이어 두산의 2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영하는 1이닝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종료 후 이승엽 두산 감독은 “오늘은 강승호가 두 번의 찬스에서 모두 타점을 올린 점이 결정적이었다”면서 수훈선수로 강승호를 꼽은 이후 “다른 야수들도 선취점을 빼앗긴 경기에서 어떻게든 출루하고 찬스를 이어가려는 모습을 보여 승리할 수 있었다”며 타자들의 집중력을 두루 칭찬했다.

이어 이승엽 감독은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동주가 복귀전에서 제 몫을 다했다. 김명신을 포함한 불펜 투수들도 자신있는 투구로 팀 승리를 지켰다”면서 투수들도 칭찬해줬다.

끝으로 이 감독은 “포항 원정임에도 팬들이 찾아와 끊임없이 함성을 보내주셨다. 그 힘이 더해져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늘 감사드린다”며 먼 원정지까지 응원을 온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포항=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