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 흥행 일등공신, 줄어든 '재획' 부담
넥슨 장수 MMORPG '메이플스토리'가 역대급 흥행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최전성기로 꼽히는 '더 블랙' 업데이트 당시 기록한 PC방 점유율 9.62%를 뛰어넘었다. 7월 1주차 기준 10.89%다. PC방에 가면 10명 중 1명 이상이 메이플스토리를 하고 있는 셈이다.
6차 전직이라는 초대형 호재 영향도 크겠지만 현재 메이플스토리 흥행 근간에는 사냥 부담감 감소라는 숨은 공신이 있다. 기존 메이플스토리 유저 머릿 속에 남아있는 '무한 반복 사냥 게임'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해소된 덕이다.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사냥할 때 메소와 드랍률을 올려주는 '재물 획득의 비약'을 쓰는 경우가 많다. 줄여서 '재획'이라고 부르는 이 물약의 효과는 2시간 동안 유지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재획은 2시간 사냥을 뜻하는 메이플스토리 고유명사가 됐다.
재획은 이탈 시 다른 유저에게 사냥터를 양보해야 하는 메이플스토리의 자리 문화와 맞물려 유저들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어디 가지도 못하고 기본 2시간은 꼼짝없이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어야 했다.
더욱이 같은 맵에서 최소 2시간 동안 같은 행동만 반복하는 사냥의 지루함에 비해 잘 오르지 않는 경험치는 유저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줬다. 하이퍼버닝이라는 파격적인 레벨업 혜택이 있음에도 중간에 포기하는 유저가 많았던 이유다.
한때는 '메이플다움' 그 자체였던 진득한 사냥이 세월이 지나며 즐거운 성장 경험을 저해하는 악성 허들로 전락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경험치 요구량 감소와 수급처 증가를 요구해 왔다.
고객간담회 이후로 성장 비약 배포, 일일 퀘스트 경험치 증가 및 몬스터파크 익스트림 추가 등 다양한 조치가 있었지만,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이뤄진 뉴 에이지 업데이트로 큰 변화가 일어났다. 200레벨부터 260레벨까지 필요 경험치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레벨업 소요시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파격적인 일일퀘스트 및 몬스터파크 경험치 상향과 더불어 EXP 쿠폰까지 제공했다.
이 같은 조치로 메이플스토리에서 사냥은 강제가 아닌 선택의 영역이 됐다. 사냥을 하지 않더라도 6차 전직을 할 수 있는 260레벨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덴의 식량창고, 일일퀘스트, 몬스터파크, EXP 쿠폰만 꾸준히 사용하면 69일만에 하이퍼버닝 캐릭터를 260레벨까지 달성할 수 있다.
일일 퀘스트 경험치 획득량이 최대 60%까지 증가했다. 그란디스 일일 퀘스트 역시 아케인리버와 비슷한 증가율을 보인다. 단순히 심볼을 얻기 위한 귀찮은 숙제가 아닌 어엿한 성장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몬스터파크도 마찬가지다. 리멘이 해금되는 255레벨을 기준으로 일일 최대 입장 횟수인 7판을 돈다고 가정했을 때 무려 21.225%의 경험치가 올라간다. 한 판당 약 3~5분 정도 소요되니 대략적으로 35분 정도만 투자하면 되는 것이다. 2시간 사냥해서 5% 올리던 시절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변화된 경험치 수급량을 기준으로 하이퍼버닝 이탈율이 가장 높았던 230~240레벨 구간을 살펴보자. 기존까지는 일일 퀘스트와 몬스터파크만으로 레벨업할 경우 대략 1달 가까히 걸렸는데 패치 후 하루 1시간 씩 13일만 투자해도 240레벨에 진입한다.
물론 이덴의 식량창고, EXP 쿠폰 등 여름방학 이벤트 혜택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메이플스토리는 성장 수단이 사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중요한 것은 사냥 이외 레벨업 수단의 선택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29일 라이브 방송에서 30분간 지속되는 '소형 재물 획득의 비약'을 예고했다. 변화하는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에 맞춰 2시간으로 국한된 최소 사냥 단위를 변화시키겠다는 의도다. 2시간이라는 긴 사냥 시간을 힘들어 하는 유저가 많았던 만큼 30분으로 짧아진 재획 시간의 변화로 부담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레벨업 난도가 완화됨에 따라 보다 많은 유저들이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이는 메이플 르네상스를 당분간 지탱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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