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일 만에 거둔 감격의 첫 승··· 장재영의 롤모델은 여전히 안우진 “우진이 형하고 꼭 원투펀치 되겠다”
“너무 오래 걸렸지만, 기분 좋습니다. 이제야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마음도 후련합니다.”;
선배들의 물세례로 흠뻑 젖은 키움 장재영(21)이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기분 좋게 웃었다. 장재영은 4일 홈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전에 선발로 등판해 5.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프로 첫 승을 거뒀다. 2021년 4월 6일 KIA전 프로 데뷔 후 820일 만의 첫 승이다. 이날 전까지 선발로 6경기, 불펜으로 33경기에 나섰지만 승리 없이 3패만 기록했다. 덕수고 시절부터 최고의 기대주로 불렸지만, 프로 첫 승까지는 정말 많은 기다림이 필요했다.
장재영은 “한 타자, 한 타자 집중을 했고 운도 좋았던 것 같다”면서 “초반에 변화구가 생각대로 들어가지 않아서 직구 위주로 많이 투구했다. (이)지영 선배가 ‘오늘 직구 좋다’고 하셔서 그 말씀을 믿었다”고 말했다. 이날 장재영은 6회 1사까지 공 92개를 던졌다. 그 중 빠른공이 72개였다. 최고 구속 154㎞, 평균 구속 150㎞를 기록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회초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장재영은 전날 3안타를 때린 윤형준을 6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았고, 후속 천재환과 박세혁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3K로 위기를 벗어났다. 장재영은 윤형준을 상대로 풀카운트 끝에 마지막 공으로 132㎞ 슬라이더를 존 안으로 집어넣었다. 예상 못 한 공에 타이밍을 놓친 윤형준의 방망이가 맥없이 헛돌았다. 장재영은 “타자의 직구 타이밍이 정말 좋았는데, 지영 선배님이 바로 변화구 사인을 내시길래 믿고 던졌다”면서 “그게 삼진이 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던 에릭 페디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라 더 의미가 각별했다. 장재영은 “상대가 워낙 좋은 투수이지만, 타자 형들을 믿었다. 어떻게든 비등비등한 경기가 될 수 있도록, 실점을 최대한 적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신인 때부터 많은 기대를 받은 만큼 부담도 컸다. 장재영은 “저도 그렇고, 구단에서도 데뷔 시즌부터 기대가 컸다는 걸 안다. 팬들도 많은 기대를 해주셨다”면서 “1년, 1년 지나면서 이제 더는 떨어질 데가 없는 곳까지 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두려울 것도, 무서울 것도 없었고 그런 마음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4월 부진했지만, 퓨처스리그를 다녀온 이후로 꾸준히 상승세다. 장재영은 6월 한 달 동안 선발로 4차례 등판해 14.1이닝 동안 3실점, 평균 자책점 1.88을 기록했다. 그리고 7월을 시작하는 선발 등판 경기에서 드디어 첫 승을 올렸다.
장재영은 첫 승을 올리고 누구보다 선배 안우진이 먼저 생각났다고 했다. 지금은 리그 최고의 투수로 손꼽히는 안우진이지만, 그 역시 프로 초창기에는 완급 조절과 제구 난조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장재영은 “우진이 형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첫 승도 중요하지만, 지금만 해도 잘하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고 했다. 안우진은 이날 방송사 인터뷰를 마친 장재영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 축하의 물세례를 퍼부었다.
장재영에게 안우진은 여전히 가장 닮고 싶은 선배이자 목표다. 안우진만큼 잘 던지고 싶고, 안우진이 이미 뛰어넘은 시속 160㎞(트랙맨 기준)의 벽도 넘고 싶다. 장재영은 “우진이 형하고 꼭 원투펀치를 하고 싶다. 우진이 형만큼 던질 수 있는 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더 발전하는 선수가 돼서, 우진이 형과 함께 꼭 키움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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