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옥계획' 담긴 김봉현 편지 입수…'착수금 전달' CCTV도 확보
지난 2019년, 무려 1조 6천억 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불러온 라임펀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그런데 김 전 회장이 탈옥을 준비했던 걸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김 전 회장은 이미 2019년에도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다섯 달 동안 도주를 했고, 1심 재판 중에도, 전자팔찌를 끊고 도망쳤다가 49일 만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이런 김 전 회장이
옥중에 세운 상세한 탈옥 계획이 담긴 자필 편지 10장을 입수했습니다. 다행히 실행되진 않았지만, 그 내용이 영화에서나 볼 법한 수준입니다.
먼저, 박병현 기자입니다.
[박병현 기자]
김봉현 전 회장은 조직폭력배 출신인 같은 구치소 동료 수감자에게 도망치는 걸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대가로 20억원을 주겠다고도 했습니다.
김 전 회장이 동료 수감자에게 건넨 편지 10장엔 구체적인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일이 척척 맞아 떨어진다며 주님이 도와주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무슨 일이 생겨도 책임지겠다"며 안심시킵니다.
그러면서 변호사에게 말해 6월 29일과 30일쯤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겠다고 알립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미 계획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동료 수감자에게 제보를 받은 겁니다.
김 전회장에게 위치추적기도 채웠습니다.
김 전 회장은 포기하기 않았습니다.
다음 편지에서는 "위치추적기는 도주전력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채우는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성공할테니 밖에서 도와줄 사람들과 잘 얘기하라"고 당부합니다.
구치감 비밀번호가 달라졌다며 바뀐 번호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검찰은 이 편지 말고도 김봉현의 이름을 딴 'BH작전 계획' 문건도 확보했습니다.
계획과 일정, 검찰과 법원 청사 조감도까지 A4용지 27장입니다.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갈 때 미리 준비된 차로 교통사로를 내고 사설 구급차로 도망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나중에는 직접 고용한 조직폭력배들이 재판에서 소동을 부리는 사이 도망가는 걸로 바꿨습니다.
김 전 회장은 단체 운동 시간에 편지들을 몰래 건넸습니다.
자신은 "정치사범"이라며 "성공하면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 내리겠다"거나 고위정치인에게 뜻을 전달할 방법을 찾겠다"고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계획을 세운 김 전 회장은 밖에서 도와줄 사람들에게 착수금 천 만원을 건넸습니다. 시간과 장소는 보안이 강한 메신저 텔레그램으로만 주고 받았는데요. 저희가 입수한 CCTV에 김 전 회장의 친누나들이 인적이 드문 밤, 돈을 건넬 장소로 온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어서, 연지환 기자입니다.
[연지환 기자]
경기도 부천의 한적한 곳에 택시가 섭니다.
지난달 10일 밤 입니다.
비상등은 한동안 켜져 있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여성 두 명이 내립니다.
모자를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횡단보도를 왔다 갔다 하더니 이곳저곳 둘러봅니다.
김 전 회장의 탈주를 위한 착수금 천만원을 A씨에게 주러 온 친누나들입니다.
A씨는 김 전 회장이 도망치는 걸 도와달라고 한 구치소 동료 수감자의 지인 입니다.
이곳은 대낮에도 인적이 드뭅니다.
둘은 밤 9시에 이 굴다리 옆에서 1000만원을 주고받았습니다.
5만원권으로 검은 봉지에 담아 준비했습니다.
보안을 위해 텔레그램으로 시간과 장소를 정했습니다.
"굴다리 쪽에서 보자"며 "도착하면 비상등을 켜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에게 부탁을 받은 구치소 동료 수감자와 지인 A씨는 며칠 뒤 검찰에 모든걸 털어놨습니다.
동료 수감자는 이 일이 외부에 알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언론에 편지까지 써 뒀습니다.
"나쁜 놈이 나쁜 놈 팔아넘기는 건 이유가 있다"며 "정보를 주고 특사를 받아보고 싶었지만 검사가 딱 잘라 거절했다"고 적었습니다.
검찰은 지난 3일 체포한 친누나 김모씨에 대해 오늘(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다른 누나 한명은 계획을 모른 채 현장에 따라간 것으로 보고 일단 풀어줬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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