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 돈으로 부부 여행…징계는 다녀온 사람이?
[앵커]
보신 것처럼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전체적으로 보면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KBS가 취재해 보니 관리, 감독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직원들 연수라고 서류를 꾸며 타낸 돈을 이사장 부부의 해외 여행 비용으로 쓴 금고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장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새마을금고에서 일하는 A 씨는 배임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직원들이 국내 연수를 가는 것처럼 서류를 거짓으로 꾸민 뒤 회삿돈 수천만 원을 쓴 겁니다.
이 돈을 당시 이사장, 부이사장 등이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가는 데 썼습니다.
[새마을금고 직원/음성변조 : "해외를 가고 싶으니까 임원들이, 직원들의 워크샵 비용을 임원들에 다 합쳐요. 그래서 해외를 가요. 대신에 문서는 제주도를 간 것처럼 허위 작성을 해요."]
눈에 띄는 건 A씨가 징계는커녕 6개 지점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됐다는 점입니다.
징계와 인사 권한을 가진 현재 이사장은 A씨가 꾸민 서류로 해외여행을 갔을 당시 부이사장이었습니다.
[새마을금고 직원/음성변조 : "소송(재판 결과)에 대한 현안 보고도 이사장이 누락시키면 없는 거예요. 이사장이 어떤 특정한 직원의 비위 사실을 덮어주려고 계획을 가지면 그냥 안 하는 겁니다."]
규정을 보면 배임 사건으로 기소되면 직위 해제하고 형이 확정되면 징계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규정을 몰랐다는 게 이사장의 해명입니다.
[해당 새마을금고 이사장/음성변조 : "(범죄 혐의는 인정된다는 뜻 아닙니까?) 제가 이번에 알았어요. 범죄는 된다… 저는 그거를 직위해제 시켜야 한다 이런 건 전혀 모르고 있었고. (징계도) 안 주는 줄 알았는데 이걸 줘야 되면 중앙회에 물어보겠다."]
지역 금고를 감독하는 새마을금고 중앙회의 판단을 따르겠다는 얘기처럼 들리지만, 해당 금고는 중앙회가 요청한 판결문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직원 A 씨/음성변조 : "(판결문 보내실 생각은 없는 거예요?) 솔직히 보낼 생각은 없어요. 굳이 보내달라고 자꾸 독촉하고 그러면 보내야 되겠지만 글쎄요."]
중앙회는 A 씨에 대한 적극적 조치 없이, 지역 금고가 알아서 풀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이 금고는 자산 5천억 원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큰 편이지만, 연체율은 10%를 웃돌 만큼 경영상태가 취약합니다.
해당 금고는 정부가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특별점검 대상 70곳에도 포함됩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앵커]
새마을 금고 문제 안심해도 되는 건지, 또 감독, 관리 체계에 짚어봐야 할 점은 없는지 장혁진 기자와 조금 더 알아보겠습니다.
장 기자! 일부 연체율이 높은 금고들, 걱정 안 해도 될까요?
[기자]
새마을금고는 각각이 독립 법인, 그러니까 다 다른 회사입니다.
한 곳의 부실이 다른 곳으로 옮겨붙지 않는단 뜻입니다.
부실한 100곳의 금고를 따져봐서, 필요하면 통폐합하면서 건전성 관리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고요.
금고가 합쳐져도 맡긴 돈은 원금 이자 모두 100% 이전됩니다.
또 예금보험공사가 보증하는 다른 금융사와 방식은 좀 다르지만,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5천만 원까지 예금자보호도 됩니다.
[앵커]
농협이나 신협들 보다 유독 새마을금고가 더 부각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은행과 다른 상호금융권은 금융당국이 직접 감독합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는 행안부가 감독하고, 행안부 요청이 있어야 당국이 개입합니다.
농협, 신협은 매달 금융당국에 업무보고서도 내고, 수시로 자료 요구도 받습니다.
분기마다 연체율도 공개되고요.
반면 새마을금고는 행안부에 따로 보고하고, 연말에 한 번 연체율을 공개합니다.
다른 금융권보다 감독이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앵커]
금융기관은 신뢰가 생명인데, 새마을금고가 분명히 돌아봐야 할 점이 있죠?
[기자]
취재진이 찾아간 금고는 이사장이 여직원 성희롱으로 징계를 받는 등 이미 문제가 불거진 곳입니다.
다른 금고에서는 이사장의 이른바 갑질 논란도 있었죠.
새마을금고에는 내부통제 책임자라는 직책은 있습니다.
하지만 대리급이 맡고 있는 곳도 있고, 무엇보다 이들의 인사권을 이사장이 갖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중앙회가 개별 금고를 견제할 수 있지만, 이사장들이 중앙회장을 뽑는 구조라서 현실적으론 잘 안 됩니다.
[앵커]
연체율도 문제지만 당장 사고 관리 체계를 정비해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연체율 같은 수치는 경제부총리까지 나서서 관리하겠다고 한 만큼 개선될 겁니다.
다만, 이런 불안감이 생긴 이유가 주로 비위나 관리 부실이라는 점은 새마을금고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임원들을 견제할 규정과 장치는 있는지, 반복되는 비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놔야 안심하라는 말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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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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