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페디 상대 판정승… '9억팔' 키움 장재영, 잠재력 폭발하나

김영건 기자 2023. 7. 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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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키움 히어로즈 우완 선발투수 장재영(21)이 호투를 펼치며 데뷔 첫 승을 올렸다. NC 다이노스의 에이스이자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인 우완 에릭 페디(30)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두는 놀라운 활약이었다.

장재영.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은 5일 오후 6시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5.1이닝 동안 92구를 던져 무실점 2피안타 4사사구 7탈삼진으로 쾌투하며 데뷔 첫 승의 영광을 안았다. 장재영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 종전 5.23에서 4.15로 대폭 하락했다. 장재영의 활약 속에 키움은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1회초에 탈삼진 1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마친 장재영은 2회초 선두타자 권희동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후속타자 제이슨 마틴도 볼넷으로 보내고 무사 1,2루에 몰렸다. 하지만 위기에서 장재영은 윤형준과 천재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박세혁마저 루킹 삼진으로 잡고 'KKK'로 이닝을 정리했다. 제구가 흔들렸으나 패스트볼의 위력적인 구위가 돋보였다.

3회초도 장재영은 선두타자 김주원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곧바로 후속타자 손아섭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2회에 이어 무사 1,2루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선제 실점의 위기에서 장재영은 서호철을 투수 병살타로 이끌었다. 박민우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우고 위기를 탈출했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도 선보인 장재영이다.

장재영은 4회초 1사 후 마틴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타자 윤형준을 유격수 병살타로 봉쇄하고 순항을 이어갔다. 팀이 2-0으로 앞선 5회초도 장재영은 탈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강력한 패스트볼로 NC 타선을 압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투구수 81구에도 6회초 마운드에 오른 장재영은 선두타자 손아섭을 좌익수 플라이로 요리했다. 이때 서호철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키움 벤치는 장재영을 내리고 불펜진을 가동했다. 이후 우완 불펜투수 양현이 남은 이닝을 막으며 장재영의 자책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장재영. ⓒ키움 히어로즈

이후 키움은 리드를 지키며 NC를 2-0으로 제압했고 장재영도 데뷔 첫 승의 영광을 안았다.

사실 장재영은 고질적인 제구 난조가 있는 선수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계약금 9억원을 받고 '영웅 군단'에 합류했다. 히어로즈 구단 역사상 최고 계약금이었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력한 패스트볼이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제구력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점을 가진 투수였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4월 장재영은 6.1이닝 동안 10볼넷을 내주면서 영점이 잡히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군으로 내려가 재조정을 거친 뒤 장재영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6월에 다시 1군으로 복귀한 장재영은 6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8(14.1이닝 3실점)로 호투를 펼쳤다. 특히 직전 등판인 지난달 23일 두산 베어스전에도 데뷔 후 처음으로 5이닝을 소화하면서 단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도 장재영은 호투를 펼치며 자신의 가능성을 가감 없이 내비쳤다. 위력적인 구위를 바탕으로 NC 타선을 요리했다. 약점으로 꼽혔던 제구가 일정 부분 개선되면서 장점인 구위가 더 돋보였다. 장재영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변화구에 NC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날 NC 선발투수로 '에이스' 페디가 나섰으나 장재영은 이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페디보다 더 뛰어난 호투를 펼쳤다. 페디는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장재영. ⓒ연합뉴스

이날 장재영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및 최다 투구수, 최다 탈삼진을 기록하며 자신의 커리어에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불과 6월 중순까지만 해도 키움은 9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팀답지 않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안정적인 투타 조화 속 승차 마진을 줄여가며 중위권까지 올라왔다. 긍정적인 상황에서 '9억팔' 장재영까지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정착해가는 분위기다. 키움에겐 행복한 나날이 지속되고 있다.

 

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dudrjs7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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