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빅5’ 체제서 지각변동…금리 경쟁 등 촉진될까
8년 만에 6개로 재편 가능성
영업지 확대·조달금리 인하
당국 “중장기적 효과 클 것”
인터넷 등 영업환경 변화에
기존 은행 대출 과점 등 현실
당장은 큰 변화 없을 수도
금융당국이 5일 DGB대구은행을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2015년부터 유지된 시중은행 5곳(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체제가 8년 만에 6곳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달금리가 낮은 시중은행이 늘어나 대출 등 금융상품 선택권이 커질 수 있다. 지방은행은 은행법상 ‘전국을 영업구역으로 하지 아니하는 은행’을 말한다. 광역자치단체 기준 17곳을 영업구역으로 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돼 형식적으로는 최대 16개 광역단체에서 영업이 가능하다. 시중은행이 되면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할 수 있다.
다만 최근 비대면 금융이 활성화한 점을 고려하면 영업구역 제한 해제를 시중은행 전환의 실질적인 효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대구은행은 정관에서 영업구역을 17개 광역단체가 아닌 11개(서울·6대 광역시·세종특별자치시·경기·경북·경남 및 국외)로 정하고 있다.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 규제도 이달부터 60%에서 50%로 낮아져서 시중은행(45%)과 비슷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환으로 인한 영업구역 확대는 소비자나 경쟁사 인식에 미치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구나 경북 외 다른 지역 소비자가 대구은행 영업점이나 온라인 상품을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과 함께 사명(상호) 변경도 검토하고 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지주회장 간담회 후 취재진에게 “은행명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인가를 받았을 때 예상되는 궁극적인 변화는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모두 신용등급이 AAA이지만 금융채 금리는 만기가 길 때 차이가 난다.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그 차이가 0.2%포인트 정도다.
반면 시중은행이 한 군데 늘어난다고 해서 당장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중은행 1위인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457억원, 5위인 농협은행은 1조7972억원이었다. 대구은행은 3878억원이었다. 5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대출의 63.5%, 예금의 74.1%, 자산의 63.4%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대구은행이 그동안 쌓은 지역 기반의 관계형 금융에 영업구역 확대와 조달금리 이점을 결합하면 중장기적으로 상당히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이 본점을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이전할지도 관심사인데 금융당국과 은행 모두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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