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시위 가담자 부모에게 불이익 주자"...프랑스 시위, 엉뚱한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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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알제리계 17세 소년 나엘이 경찰이 쏜 총에 사망하며 확산된 시위는 약 일주일 만에 잦아들었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의 조사에서 "시위대에게 나엘의 죽음은 시위를 하기 위한 구실이었다"고 보는 응답자가 약 90%였다.
이에 "폭력 시위 등 긴박한 상황에선 정부가 SNS를 규제해야 한다"는 '프랑스답지 않은'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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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SNS 규제 방안... 고민거리 산적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알제리계 17세 소년 나엘이 경찰이 쏜 총에 사망하며 확산된 시위는 약 일주일 만에 잦아들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4일 "시위 정점은 지났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유색인종·이민자에 대한 구조자 차별로 프랑스가 곪아가고 있음을 폭로했다.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또 다른 고민거리도 남겼다.
"시위 어디까지 용인" "피해 보상 누가" 논의 급물살
프랑스 AFP통신, 르몽드,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시위가 잦아들자 나엘 죽음을 계기로 드러난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우선 '민주국가에서 시위의 폭력성을 어디까지 용인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4일 기준 건물 1,100채, 자동차 5,900대가 불에 타거나 망가졌다. 우파 공화당 소속 뱅상 장브룬 라이레로즈 시장의 집에 시위대가 급습해 불을 지른 것을 비롯해 민주 시위가 아닌 폭동으로 변질된 장면도 적지 않았다. 폭력 시위 규탄을 위한 맞불 시위가 열릴 정도 였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엘라베의 조사에서 "시위대에게 나엘의 죽음은 시위를 하기 위한 구실이었다"고 보는 응답자가 약 90%였다. 시위의 과격성이 명분을 훼손했다는 뜻이다.
2018년 유류세 인상에 반대한 '노란 조끼 시위'와 올해 초 연금개혁 반대 시위 등에서 보듯, 프랑스의 시위는 "민주적인 목소리를 용인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점점 거칠어졌다. 그러나 폭력 시위에 대한 톨레랑스(사회적 관용)가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에선 "자녀가 폭력 시위에 가담하면 부모에게 지급되는 가족 수당을 삭감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목소리 더 커진 극우… 유럽서 "반이민" 확산
이민자에 대한 반감을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극우의 목소리가 더 커진 것은 아이러니다. 프랑스 극우 정치인 장 메시아는 "나엘을 총으로 쏴 죽인 경찰관을 돕자"며 모금에 나섰고, 4일 만에 147만 유로(약 20억7,776만 원)를 모았다.
프랑스 밖의 극우 정치인들도 이번 시위를 '반이민 정책'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트위터에 "프랑스 같은 시위가 폴란드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 불법 이민을 막아야 한다. (폴란드인의) 안전이 제일이다"라고 썼다.
폭력 부추긴 '가짜뉴스'… "SNS 규제 어쩌나"
가짜뉴스는 시위를 극단으로 몰아가는 데 일조했다. "프랑스 정부가 시위 지역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할 것"이라는 내용의 가짜 보도자료가 SNS 등을 통해 확산하며 시위대를 자극한 게 대표적이다. 이민자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는 가짜뉴스도 횡행했다. 얼굴이 피로 뒤덮인 채 쓰러져있는 경찰관 사진과 함께 유색인종 이민자가 공격한 것이란 메시지가 퍼져서 인종 혐오를 부추겼는데, 이는 영화 촬영 장면을 조작한 것이었다.
이에 "폭력 시위 등 긴박한 상황에선 정부가 SNS를 규제해야 한다"는 '프랑스답지 않은'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에선 "공공질서 위협 등을 목표로 하는 선동 글을 2시간 안에 삭제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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