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학생들 한국말 어려워 수업 장벽...충실한 '학습한국어' 교육 절실

진기훈 2023. 7. 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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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문화 학생들의 한국어 학습 실태와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는 연속 보도.

오늘은 다문화 학생을 위해 교육청이 운영 중인 '한국어 학급'을 취재했습니다.

집중적 교육을 통해 학교에 빨리 적응하게끔 돕는 곳인데요.

외국인 학생들에겐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진기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학급.

중도입국 청소년과 외국인 학생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집중적으로 가르쳐 공교육에 빨리 적응하도록 돕는 교실입니다.

<현장음>
"아 야 어 여 오 요 우 유..."

새 학기가 시작된 지 2달째에 접어들면서 한글 자모음의 소리를 학습하고, 문장을 읽고 쓰는 기초 한국어를 배웁니다.

<인터뷰> 천옥분 / 한국어 학급 교원
"정말 아야어여, 기억 니은도 못 본 애들, 모르는 친구들만 이렇게 뽑아서 수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자음 모음부터 해서 복잡한 모음 그리고 겹자음까지 끝난 상태예요."

학교 당 2곳까지 열 수 있는 한국어 학급.

하지만 다문화 학생이 전교생의 절반이 넘는 이 학교는 한국어 학급 2개 교실 예산을 쪼개 7개 교실을 만들었습니다.

학급당 10~15명씩, 91명이 수업을 듣는데, 대기자가 많아 기초 생활 한국어만 익히면 바로 일반 학급으로 돌아갑니다.

때문에 어려운 단어나 표현이 등장하는 학교 교실에서 다문화 학생들은 수업 진도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천옥분 / 한국어 학급 교원
"지금 상황으로는 아이들이 한글 내지는 기초회화만 되면 원적 학급으로 돌려보내는데, 이제 그렇게 되면은 교실 내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이게 이제 갭이 점점 커지겠죠. 그럼 공부에 대한 흥미도 잃게 되고..."

다문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 보충 수업이 한창인 한 교실.

수업 주제는 분수의 덧뺄셈인데 난관은 어려운 한국어입니다.

분수의 덧뺄셈을 하려면 분모를 똑같이 맞추는 통분을 거쳐야 하는데, 분모와 분자, 최소공배수, 통분 등 개념을 설명하는 단어부터 다문화 학생들에게는 큰 장벽입니다.

비교적 한국어를 잘하는 다문화 학생들에게도 교과서 속 한국어는 너무 어렵습니다.

수학과 과학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수반되는 국어나 사회와 같은 과목에서도 학습의 어려움을 겪습니다.

<인터뷰> 김소피야 / 청주 봉명초등학교 5학년
"저는 사회 좀 어렵고 도덕도 조금 어려워요. 그냥 이해 못 해서, 단어가 좀 어려워서..."

한국어 학급에선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가 가능한 기초 생활 한국어까지 교육을 받지만, 정규 교과 과정을 따라가는 것은 무리라는 게 현장의 목소립니다.

<인터뷰> 윤진우 / 청주 봉명초등학교 교사
"한국어 수준도 생활 한국어와 학습 한국어는 분명히 다른데, 사실은 학습 한국어까지도 좀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수준이 됐을 때 여기(일반 학급)에 들어오는 게 아이들에게도 사실 좋은 건데 그런 점이 좀 많이 아쉽죠."

이렇게 한국어 학습의 부족으로 생긴 학습 결손이 상급 학교로 진학할수록 더 커진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가면 학습 내용이 고도화되고 학습 한국어의 수준도 빠르게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유리 / 청주 봉명초등학교 교사
"평가지를 봤을 때 두 개만 고르시오, 두 개 이상 고르시오 이런 것들이 아이들한테 너무 좀 어려운 거예요. 내용을 이해해도 이런 문해력이 한국 학생들만큼 잘 안되기 때문에 이런 평가라든지 또 수업 시간에 이해하는 거에 좀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것 같아요. 상급 학교에 갈수록."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어를 충분히 익히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에 쫓기듯 학년만 올라가다 보니 중고등학교에서는 더 큰 학습 장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CJB 진기훈입니다.

본 보도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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