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좀 살아나나 했는데…예상치 못한 ‘복병’ 만났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에서 엔화값이 100원당 80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5년 6월 25일이후 처음이다. 엔화는 올 들어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여왔다. 달러당 엔화값은 지난해 151엔대 후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45엔 안팎을 오가고 있다. 일본은행(BOJ)가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급 엔저 추세로 반등 조짐을 보이는 한국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일 양국이 수출시장에서 경합하는 정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분석도 있지만 엔화 약세를 앞세운 일본 기업들이 수출 드라이브를 걸면서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 관련기사 A4면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이 2005년~2022년 분기별 달러당 엔화값 변화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엔화값이 1%포인트 하락할 때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0.61%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모델을 올해 상반기에 적용해보니 엔저로 인해 한국 수출액은 100억5000만달러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달러당 원화값보다 엔화값의 하락 속도가 더 가팔랐기 때문이다. 엔화값 하락 요인이 없었다면 3173억5000만달러를 기록할 수 있었던 수출액이 3073억달러로 줄어든 셈이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엔저 상황이 길어지면 수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초(超)엔저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국제 공조를 강화하고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기술개발(R&D)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보다 2.8원 오른 1298.6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2일 이후 2주 만에 1200원대를 기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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