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행 야간열차’ 원작자 페터 비에리 별세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3. 7. 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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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 ‘파스칼 메르시어’로 유명
2014년 영화화되며 베스트셀러
‘삶의 격’ 등 철학서 번역 출간도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집필한 독일 철학자 페터 비에리(필명 파스칼 메르시어)가 별세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쓴 유명 소설가이자 독일 철학자인 페터 비에리(필명 파스칼 메르시어)가 별세했다. 향년 79세. 5일 국내 출판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페터 비에리가 최근 별세했다. 지난달 27일 독일 베를린에서 세상을 떠났으나, 고인의 저작권 등을 관리하는 독일 출판사 Hanser가 그의 타계 소식을 전하면서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44년 스위스 베른 출생인 페터 비에리는 버클리대, 하버드대, 베를린자유대 등에서 연구활동을 했고 베를린자유대 언어철학 교수를 역임했다.

페터 비에리가 세계적 명성을 얻은 결정적 계기는 2004년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상업적 성공 이후다. 그는 1995년부터 파스칼 메르시어란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했다.

그의 작품은 세계 40여개 이상 언어로 번역 출간돼 수백만 부 판매됐다. 특히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2013년 빌리 어거스트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연출하면서 평단과 대중의 큰 갈채를 받았다. 고전문학을 강의하던 교수 그레고리우스가 낯선 여인을 구한 뒤 그녀가 남긴 책에서 15분 후 출발하는 리스본행 열차 티켓을 발견하고, 그 열차에 몸을 실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필명으로 발표한 소설 외에도, 철학자인 그는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 ‘자유의 기술’ ‘자기 결정’ ‘삶의 격’ 등을 출간했다. 특히 ‘삶의 격’은 인간의 존엄성에 주목한 역작으로, 독일 최고의 철학 에세이에 주어지는 트락타투스상 수상작이다. “인간의 가장 큰 정신적 자산이지만 삶 속에서 가장 위협받기 쉬운 가치이기도 한” 존엄성을 사유한다.

출판사 Hanser를 운영하는 조 렌들은 “우리는 위대한 사상가이자 소설가를 잃었다. 페터 비에리의 소설은 인간성에 대한 위대한 질문들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며 “우리에겐 그의 작품들이 남아 있고 이에 그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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