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정읍시장 '당선무효형'.."검증 없이 의혹 제기"

◀앵커▶

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투기 의혹을 제기해 법정에 선 이학수 정읍시장이 벌금 천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도내 지자체장 중 처음으로 당선무효형이 내려지는 불명예를 안게 됐는데요.

재판부는 허위 사실임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의혹을 제기한 것은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봤습니다.

조수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이학수 정읍시장,

지난해 5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방송 토론회를 통해 한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경쟁 후보인 김민영 후보가 산림조합장 시절 구절초 테마공원 인근에 16만여 제곱미터의 땅을 매입했다며 투기 의혹을 제기했던 겁니다.

[이학수 / 당시 정읍시장 후보 (지난해 5월)]

"이렇게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 그게 아니면 어디에 목적을 가지고 이렇게 땅을 샀고 시장에 출마를 하게 됐는지 의심이 되더라고요. '모모 건설'에서 도로가 다 나기로 했다고까지 말이 나오기 때문에..."

이 같은 투기 의혹을 보도자료와 카드 뉴스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유포하기도 했는데,

재판부는 공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벌금 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 시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의혹이 허위사실이 아니거나 진실이라 믿을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었고, 보도자료는 이 시장이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토지의 상당 부분을 어머니에게 증여받은 것이지, 매입한 것이 아닌 점 등에 비춰 보면 의혹 제기는 허위사실이라고 봤습니다.

또 투기 의혹은 선거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한 만큼 엄격한 검증을 거쳤어야 했지만,

매입 경위나 개발 가능성에 대한 확인 없이 증언에만 의존해 발표한 것은 허위일 가능성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선거대책위 관계자 2명도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인정돼 각각 벌금 700만 원과 5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 후 취재진 앞에 선 이학수 시장은 공소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학수 / 정읍시장]

"인정을 안 한다기 보다 사실과 좀 다른 면이 많이 있습니다. 바로 항소하면 2심에서 (다른) 결정이 나올 거라 지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도내 지자체장 중 처음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는 불명예를 안게 된 이학수 시장의 거취는 향후 상급심에서 가려지게 될 전망입니다.

MBC 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