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안전고리 2개에 몸 맡긴 채 '성큼'…하늘을 걷는 사람들
안전고리 2개에 의지해서 150m 하늘 위를 누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육지와 섬을 잇는 다리가 안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점검원들입니다.
밀착카메라 권민재 기자가 이들의 하루를 따라가 봤습니다.
[기자]
긴 다리가 보입니다.
높이 치솟은 두개의 탑 사이에 케이블이 연결돼 있습니다.
노량대교 안전을 책임지는 점검원들이 움직입니다.
멀리서는 검은 점 처럼 보입니다.
까마득한 하늘 위에서 안전고리 2개에 몸을 맡깁니다.
아래로는 차가 쌩쌩 다니고 바다가 일렁입니다.
성큼성큼 걷다가 멈춰서 거울이 달린 긴 막대를 케이블 아래로 내립니다.
케이블 아랫부분이 망가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문상연/국토안전관리원 과장 : {불안하신 적은 없으세요?} 불안하면 일 못 하죠. 금방 적응됩니다. 올라가다 보면 경치 좋잖아요.]
리프트와 사다리를 연이어 오릅니다.
다리에서 가장 높은 탑의 꼭대기가 나옵니다.
케이블을 양쪽에서 이어주는 주탑 위로 올라왔습니다.
다리로부터 148m 정도 떨어져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데요.
이곳은 케이블을 타고 올라온 점검원들이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한번 케이블을 타면 점검에만 5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밥 먹는 것도 쉬는 것도 모두 탑 위에서 해결해야합니다.
[조용일/국토안전관리원 대리 : {보통 드시는 메뉴가?} 참치김밥 좋아합니다. {물은 같이 안 드시네요?} 화장실을 가고 싶거나 그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
케이블을 위에서 당기는 게 탑이라면 아래로 당기는 건 깊이 30m의 콘크리트 공간입니다.
7600가닥이 넘는 케이블을 단단히 잡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다리를 타고 다리 아래로 내려갑니다.
비좁은 문을 지나자 쇠로 만든 방이 나옵니다.
이 방이 다리 아래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곳 바로 위가 다리에서 차들이 다니는 차도입니다.
지금도 이렇게 차들이 다니면 울림이 느껴지는데요.
890미터 가까이 이어지는 이 철강 구조물이 도로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초음파 검사기로 구조물의 두께를 하나하나 확인합니다.
[정승용/국토안전관리원 과장 : 내부 용접부 안에 결함이 있는지 확인해서 앞으로 교량 사용에 문제가 없는지…]
바다와 가까운 다리 아랫부분은 쉽게 부식되기 때문에 더 꼼꼼하게 살핍니다.
다리 아래에 달린 이동 장치입니다.
저기 있는 다리 끝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다리 위에선 볼 수 없는 다리 아랫부분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이런 큰 다리들은 바람이나 온도, 차량의 속도 등 작은 변화에도 민감합니다.
[강영구/국토안전관리원 특수시설관리실장 : 교량 같은 경우가 그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는 고정된 무생물로 판단하기 쉽지만, 그 온도에 따라서 조금씩 조금씩 (영향을 받습니다.)]
크고 화려한 이 다리 뒤에는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쇠고리에 의지해 하늘 위를 걷고 안 보이는 틈새를 찾아내는 사람들 덕분에 특수 교량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작가 : 강은혜 /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신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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