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유통, 임차인에게 하자보수 '책임 떠넘기기' 논란

대전역 입점 카페 바닥 합판 미철거로 들뜸 현상 발생
임차인 "이전 시설 원상회복 이뤄지지 않아 피해 입어"
코레일유통 측 "당사 사용 공간 원상복구 책임 없어"

대전역에 입점한 A카페 바닥 타일 모습. 사진=이태희 기자

코레일유통이 역사 내 상점에게 부과하는 '원상회복' 조항을 두고 논란을 빚고 있다.

상점이 퇴점할 땐 기존 상태로 복구하도록 의무 조항을 부과하는 반면, 코레일유통에서 사용한 공간에 대해선 해당 조항을 적용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는 것이다. 결국 원상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임차인이 시설 사용 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전역에 위치한 가맹점 A 카페는 지난해 9월 역사 내 고객 라운지로 사용했던 장소를 낙찰받았다. 입찰 당시 코레일유통 충청본부는 카페 인테리어를 위해 기존 고객 라운지의 구조물 철거와 출입문 설치, 전기배선 등의 공사 완료 뒤 인계하기로 했다. 코레일유통 측이 시공을 완료한 뒤, 다음 달 A 카페가 영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영업을 개시한 지 불과 5일 만에 매장 바닥 타일이 들뜨기 시작했으며, 인테리어 업체의 하자 보수 처리에도 들뜸 현상은 멈추지 않았다고 A 카페 측은 주장했다. 이후 세 번째 하자가 발생하자, 인테리어 업체에선 타일 하자가 아닌 기존 바닥 철거 과정에서 합판과 접착제 등이 완전 철거되지 않아 이러한 현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카페 점주는 해당 내용을 코레일유통으로부터 계약 이전 안내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카페 점주는 코레일유통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코레일유통에선 바닥의 완전 철거에 대한 의무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제빙기의 장기간 누수로 인해 합판이 물을 먹게 됐으며, 바닥의 유지보수를 이행하지 않은 카페 측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A 카페 점주는 "애당초 제빙기엔 문제가 없다는 점검 결과도 있었으며, 만약 누수가 발생했으면 다른 업체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역사 내 업체가 퇴점할 땐 '원상회복'이라는 의무 사항을 만들었으면서, 코레일유통에서 고객 라운지로 사용한 공간에 대해선 의무 사항을 부과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합판을 제대로 철거했으면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결국 업주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다른 업주들도 이같은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코레일유통의 전문점운영계약서 제40조 '매장의 반환 및 원상회복'에 의하면 임차인의 계약이 종료된 경우 매장 내에 설치한 시설물 등을 철거해 원상회복해야 한다.

문제는 코레일유통이 직접 사용한 장소에 대해선 이같은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레일유통 충청본부에서 바닥 완전 철거에 대한 의무가 없다는 답변도 이 때문이다. 바닥 완전 철거 등 원상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각종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놓고 다툼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원상회복 조항에 업주들은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카페 점주는 "계약종료 후 원상회복은 인테리어를 한 부분까지 철거해 주는 것이 원칙 아닌가"라며 "코레일유통이 원상회복을 하지 않은 채 업주에게만 그에 따른 개선을 요구하는 갑질 형태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현재 A 카페에서 발생한 사안을 전달받고 서울 본사에서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내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며, 파악되는 대로 답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