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가 원한 건 돈이 아니었다[윤상근의 맥락]

윤상근 기자 2023. 7. 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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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윤상근 기자]
/사진제공=어트랙트

"이번 사건을 통해 정산 문제를 지적한 것이 단순히 돈을 달라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피프티 피프티 변호인)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 전속계약 가처분 소송이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 속에 치열했던 첫 심문기일을 마쳤다. 이슈 화제성을 증명하듯 좁은 소법정에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고 심문이 끝난 이후에도 양측 변호인을 향한 질문이 쏟아졌다.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수면 위로 오른 이후 2주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일찌감치 멤버들이 어트랙트와의 관계를 끊고 독자활동에 나섰다는 비하인드에 수십억원 이상의 계약 관련 금액 이슈도 숱하게 전해졌다. 하지만, 피프티 피프티가 대리인을 통해 가장 원한 건 돈이 아니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다)는 5일 피프티 피프티 멤버 4인이 어트랙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열 었다. 현장에는 양측 법률대리인이 참석했다.

앞서 피프티 피프티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유) 바른은 공식입장에서 이번 계약 파기에 대해 "어트랙트가 계약을 위반하고 신뢰관계 파괴를 야기한 데 따른 조치"라며 "그간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으나, 어트랙트는 요구사항에 대한 해명 노력 없이 지속적인 언론보도를 통해 멤버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라고 밝혔으며 "멤버들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노력해왔다. 부모님들과 충분히 상의한 후에 저희 법률대리인의 조력을 받아 문제제기에 이른 것"이라며 "그럼에도 어트랙트가 계약위반 사항에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면서 '외부 세력에 의한 강탈 시도'라며 멤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고, 멤버의 수술 사유를 당사자 협의도 없이 임의로 공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멤버들은 큰 실망과 좌절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법률대리인은 "멤버들은 어트랙트가 투명하지 않은 정산, 활동이 어려운 건강 상태를 밝혔음에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자 했던 모습 등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여러 사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이것은 어떠한 외부 개입 없이 4인의 멤버가 한마음으로 주체적인 결정을 내린 것임을 명확하게 밝히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어트랙트는 지난 6월 23일 멤버의 건강 악화로 인한 수술 치료를 공지하며 활동 중단을 예고하며 "해당 기간 동안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접근해 당사와의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하는 외부 세력이 확인됐다"라고 주장하며 파장을 일으켰다. 즉각 어트랙트는 "외부 세력이 멤버 강탈을 시도했다"라며 6월 26일 워너뮤직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발송한데 이어 멤버 강탈의 배후로 더기버스 대표이자 'Cupid'를 프로듀싱했던 안성일 작곡가 등 3명을 지목, 이들을 상대로 업무 상 배임 및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기에 이르렀다. 어트랙트는 급기야 전홍준 대표와 워너뮤직코리아 윤모 전무와의 통화 녹취파일을 언론에 공개하고 "안성일 대표는 전홍준 대표의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피프티 피프티의 바이아웃 건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의 추가적인 범죄 사실들이 확인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더기버스는 "어트랙트가 마치 당사 안성일 대표께서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의 거취에 대해 워너뮤직코리아와 독단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왜곡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날 피프티 피프티 변호인은 (어트랙트의) 정산 관련 수익 항목 누락과 신체 정신적 관리 소홀 등의 위반, 연예관리 물적 자원 능력 부족을 지적하며 강한 어조로 말하는 모습이었다.

변호인은 "어트랙트의 정산 업무에 대해서는 가처분 신청 이후 채무자에게서 위반을 안했다며 정산서를 보냈다. 하지만 기존의 정산서와 다르게 상세히 기재됐는데 회사가 스타크루이엔티로 기재됐다. 스타크루이엔티는 멤버들의 연습생 시절 소속 회사이고 매출 관련 수입 항목이 누락돼 이 부분이 의심됐고 이후 어제 정산서가 제출됐다"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전홍준 대표가 2021년 6월 어트랙트 설립 전 인터파크와 선급금 유통계약 90억원 체결 이후 60억원으로 음반 투자금을 사용했고 음반 수입은 스타크루이엔티로 간다고 돼 있어서 분석해봤는데 인터파크와 스타크루이엔티 사이 선급금 계약이 체결됐다. (어트랙트가 아닌) 전혀 다른 회사와 체결된 것"이라며 "60억원 이상을 사용한게 채권자(피프티 피프티)를 위해 쓴게 맞는지 의심된다. 연에활동을 통한 음원수익으로 변제하는 거고 이게 이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급 계약금 90억원이 어트랙트에 들어오고 순차적으로 (정산 등이) 공지되는 게 정산적인 구조일 것인데 스타크루이엔티와 체결돼서 직접 어트랙트로 안 오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정산서를 보면 음반 음원 0원으로 돼 있다는데 가처분 신청 제기 이후 5월 31일 돈이 들어왔고 이에 비고란을 보면 정산까지 최대 6개월 걸린다고 설명돼 있다. 사실 인터파크는 정산해도 입금 안한다. 정산만 하는 거고 세금계산서도 발행한다. 만약 이 돈을 썼다면 다른 돈으로 대금 지급을 해야 하는데 한꺼번에 이렇게 정산이 돼있다"라며 "향후 채권자들을 위해 사용된건지, 공급 계약은 체결이 된 건지 의문이고 유통 계약을 인터파크와 왜 체결을 안했는지 등에 대해 구속력을 진행할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선급금 유통 구조에 대해서도 동의한 적이 없다"라며 "연예 계약 체결에 대한 고지 의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대표의 배임도 있다. 개인 회사로 하여금 인터파크에 제공 선급금 제공 기회를 줬고 이는 거액의 재산상 손해다. 선급금 사용도 했기에 정산 지급도 못했고 자금 악화가 됐다. 이에 대한 형사 고소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어트랙트 변호인은 피프티 피프티 변호인의 정산 의무 불이행 주장 등에 대해 "중대한 오해가 있거나 왜곡의 설명이 있다"라고 반박하고 "스타크루이엔티와 멤버들이 계약을 했고 이후 어트랙트를 따로 설립해서 멤버들의 전속계약을 이어갔다. 채권자도 동의를 했다. 회사는 영업양도가 된 것"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 구조에 대해 대표의 배임 운운은 지나친 상상"이라고 반발하고 "스타크루이엔티에 들어오는 매출액이 의도적 누락이 아니라 시간적 차이 때문에 집계가 늦어진 거고 외주업체의 실수 때문에 누락됐다. 정산 의무 주장에는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이어 더기버스를 언급하고 "외주 업체와 5월에 계약 종료를 했고 그 과정에서 누락된 부분이 확인됐고 정산분도 6월 30일 제출될 예정이었는데 내용증명 시정 요구로 미리 정산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어트랙트의 바람과는 달리 멤버들의 계약 해지에 대한 확고한 의지는 변호인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어트랙트가 넘어야 할 산은 매우 적지 않아보인다. 안성일 대표의 'Cupid' 저작권 확보에 대해서도 "법적 문제가 없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다 인터파크 선급금과 관련한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피프티 피프티 변호인이 지적하는 것처럼 배임 횡령 가능성이 포착되는 순간 법적 싸움에서도 더욱 불리해질 수도 있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변호인은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을 통해 정산 문제를 지적한 것이 단순히 돈을 달라는 뜻이 아니다. 억측도 많은 것 같다"라며 "소속사로서 신뢰관계가 전속계약 유지가 불가능할 정도가 됐다는 점을 주장하고 싶고 그만큼 소속사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부세력을 근거로 두는 건 이 사건의 본질 흐리기다. 본질을 훼손하지 말길"이라고 전했다.

어트랙트 변호인은 "멤버들이 받을 고통을 보며 안타깝다. 하루빨리 멤버들과 협의를 하고 싶지만 전혀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 이 사건의 본질은 배후세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윤상근 기자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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