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수신료, 전기요금 고지서에서 분리된다

한전, 고지서 따로 발급하는 방안과 기존 고지서에 절취선 두는 방안 등 검토
KBS 반발로 원만한 합의 이룰 지 미지수

주택 TV 수신기. 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뜨거운 논란이 됐던 TV 방송 수신료(KBS·EBS 방송 수신료)가 전기요금 고지서에서 분리돼 청구된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전력은 전기요금과 TV 수신료를 분리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한전은 5일 이 같은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시행령 개정 내용 반영을 위해 한국방송공사(KBS)와 계약 변경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현재 KBS와 ‘수신료 징수 위탁 계약’을 근거로 전기요금 고지서를 발급할 때 TV 수신료를 포함하고 있다. 이 같은 ‘통합 징수’ 체계는 지난 1994년 이후 계속돼 오고 있다.

한전은 3년 단위로 갱신되는 수신료 징수 업무 위탁 계약 만료 기한이 내년 말이어서, 우선 KBS 측과 원만한 협의를 통해 분리 징수 방식을 구체적으로 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KBS가 분리 징수 방안에 반발해 방통위를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선 만큼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행령 개정 취지에 맞게 분리 징수 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는 내부 법리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전은 전기요금 고지서와 별도로 TV 수신료 고지서를 따로 찍어 배부하는 방안과 현행 전기요금 고지서에 TV 수신료 부문만 절취선 방식으로 분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 때 한전은 절취선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분리 징수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다른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경우 한전이 별도의 고지서를 발행하지 않고, 각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전기요금이 포함된 통합 관리비 고지서를 발행하고 있어 이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관리비 통합 고지서에 TV 수신료를 표시하고 별도의 입금 계좌번호를 알리는 방식이나, 별도의 TV 수신료 고지서를 발급하는 등의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