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32개 중 19개가 빠져… 이러니 무너질 수밖에 [GS건설, 검단아파트 전면 재시공]

이미연 2023. 7. 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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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는 설계부터 감리·시공 단계까지 '총체적 부실'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 설계 단계에서는 지하주차장이 하중을 견디는 데 필요한 철근(전단보강근)을 빠뜨린데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감리 기능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5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및 사고현장 특별점검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설계부터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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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시공부터 누락 아무도 몰라
콘크리트 골재시험 한번도 안해
발주처 LH도 '이상 없음' 승인
지하주차장이 무너져내린 인천 검단아파트의 처참한 붕괴 사고 현장 모습. 사진 연합뉴스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는 설계부터 감리·시공 단계까지 '총체적 부실'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고 직후 GS건설의 철근 누락 자진납세에 '순살자이' 오명까지 얻게된 단지라 입주예정자들이 불안을 호소하며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 설계 단계에서는 지하주차장이 하중을 견디는 데 필요한 철근(전단보강근)을 빠뜨린데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감리 기능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시공책임형 CM(건설사업관리)' 현장이었음에도 '이름뿐인 감리'였던 것이다.

여기에 시공사인 GS건설은 철근을 추가로 누락한 데다,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저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해 부실을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및 사고현장 특별점검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설계부터 잘못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무량판 구조'로 설계된 지하주차장에는 기둥 전체(32개)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보강하는 철근이 필요했는데 설계상 철근이 17개 기둥에만 적용된 것이다.

사고조사위는 설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감리 단계에서도 이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해 결국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아파트의 설계는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무소 공동수급체가, 감리는 목양종합건축사사무소 공동수급체가 맡았다. 시공 단계의 부실도 드러났다. 시공 단계에서 철근이 더 빠진 것이다.

실제 붕괴로 인해 확인이 불가능한 기둥을 제외한 8개를 조사한 결과, 4개의 기둥에서 설계서에서 넣으라고 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결국 지하주차장 기둥 32개 전부에 철근 보강이 있어야 했는데, 최소 19개(60%) 기둥에 철근이 빠진 것이다.

끝이 아니다. 사고 부위의 콘크리트 강도까지 부족했다.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 기준 강도의 85% 이상이어야 하는데, 사고 부위 콘크리트의 강도는 설계 기준 강도(24MPa)보다 30% 낮은 16.9MPa에 그쳤다.

지하주차장 위에 조경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설계보다 토사를 더 많이 쌓으며 하중이 더해진 것도 원인이 됐다. 설계에는 토사를 1.1m 높이로 쌓게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최대 2.1m를 쌓았다.

또한 건설사업자는 품질관리계획 변경 시 콘크리트 골재시험 빈도를 7회에서 0회로 변경했고, 직접시험 수행 등은 레미콘 업체의 제출서류로 대체했는데 건설사업관리용역사업자는 이를 '이상없음'으로 넘긴데다 발주처(LH)은 이를 승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사고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와 GS현장 확인점검 결과 및 특별점검에 따른 처분사항을 8월 중순에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현재 GS건설의 83개 현장에 대한 확인점검도 추진 중이다.

홍건호 사고조사위원장(호서대 교수)은 "전단보강근이 누락돼 저항력이 굉장히 약해진 상황에서 초과 하중이 작용하고, 거기에 콘크리트 강도까지 부족해 붕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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