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왕이 "한중일, 코 성형해도 서양인 안돼"…인종주의 논란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최근 한중일 교류 행사에서 세 나라의 공통 분모를 거론하는 맥락에서 인종적 특징을 강조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환구시보 위챗 채널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왕 위원은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일 협력 국제포럼 중 한국 측 연설자인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 외빈과 만난 자리에서 한중일 협력이 아시아와 세계에 도움이 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왕 위원은 "우리 중국·일본·한국 친구들이 미국에 가면 그들은 누가 중국인이고 일본인이고 한국인인지 구분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유럽에 가도 마찬가지"라며 "아무리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코를 뾰족하게 다듬어도 구미인은 될 수 없고 서양인이 될 수 없다"고 밝힌 뒤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중일 협력을 강조하며 3국의 인종적 유사성을 언급한 것인데 이런 발언 자체가 인종주의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오늘 열린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도 왕 위원의 발언이 인종에 기반한 동맹 관계를 거론했다는 비판이 있다는 외신 기자의 질문이 나왔습니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그런 반응은 우리로선 전혀 공감할 수 없다"며 "우리가 강조하려는 것은 중일한 3국은 응당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진정한 다자주의와 개방적 지역주의를 실천하며, 지역을 냉전이나 열전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어떠한 언행에도 반대하고, 지정학적 충돌과 집단적 대립을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해인 기자(lowton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world/article/6500483_3613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