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낮은 약가에 미래 준비할 힘도 없다"

강민성 2023. 7. 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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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이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R&D(연구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산업의 취약한 수익구조로 인해 미래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R&D에 투입할 정도로 애쓰고 있지만 대형 제약사조차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크다"면서 "정부가 R&D 투자 수준에 따른 약가차등 정책을 한다면 기업의 R&D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산업의 선순환 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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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대부분 R&D 비용으로
"선순환 위해 약가 개편" 호소
10대제약사 연구개발비중. <자료: 각사>

제약사들이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R&D(연구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산업의 취약한 수익구조로 인해 미래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려면 투자를 쏟아부어 신약을 개발해야 하지만 국내 약가 책정 자체가 다른 나라보다 낮아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6.88% 수준인데 R&D 비중은 매출 대비 9.84%다. 기업들이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R&D에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R&D 비중은 일반 제조기업의 두 배 이상"이라며 "제약사가 한 해 동안 모아둔 유보금의 대부분이 R&D에 투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업계가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것은 국산 신약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적절한 가치의 약가 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선순환 연결 고리를 만들기 위해선 약가시스템 개편과 세제혜택 적용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

업계는 R&D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일동제약의 구조조정 소식이 최근 알려지면서 술렁이기도 했다. 일동제약은 아로나민골드 등 주요 제품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63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신약 개발에 투자를 쏟아붓다 보니 누적 영업적자를 버티지 못해 인력 감축을 결정했다.

업계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이유로 그동안 낮춰온 약값을 더 인하하면 신약 발굴을 위한 투자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먼저 출시한 제품을 해외에 판매할 경우 국내의 낮은 가격을 참조해서 현지 가격이 매겨지다 보니 기업들은 어려움이 더 크다. 그 때문에 국내보다 해외에 먼저 신약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는 신약개발 R&D에 든 투자비는 세제혜택을 해 주고, 희귀질환약 외 일반 신약에도 합리적인 약가 우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도 올 3월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기업들이 원료의약품을 자체 생산하려면 정부의 약가우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노 회장은 "기업들이 국내에서 원료의약품을 만들려면 사업성이 있어야 하는데, 수지타산이 안 맞다 보니 이를 포기하고 중국이나 인도에서 만들어진 원료를 가져다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R&D에 투입할 정도로 애쓰고 있지만 대형 제약사조차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크다"면서 "정부가 R&D 투자 수준에 따른 약가차등 정책을 한다면 기업의 R&D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산업의 선순환 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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