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가족관계 만들어 베트남인 44명 불법 입국 알선한 브로커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베트남 출신 귀화 여성 검거
결혼이민자 친척 방문 비자로 서류 위조한 혐의
인당 수수료 1만 달러씩 모두 5억 상당 받아내

범행 체계도.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제공

부산에서 베트남인 수십 명의 가족관계를 거짓으로 꾸며 국내 불법 입국을 도운 베트남 출신 귀화 여성이 붙잡혔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A(35·여)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국내 불법취업을 희망하는 베트남인 44명의 허위 비자 신청을 알선해 1인당 1만 달러(1300만 원)씩 모두 5억 7천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외국인청에 따르면 A씨는 베트남에서 혼인 귀화한 여성으로, 베트남 현지 브로커 B씨와 공모해 국내에 거주하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를 위해 고향의 가족을 대신 초청해준다며 허위 광고를 내걸었다.

광고를 본 이들은 본국의 가족을 국내로 초청하기 위해 A씨에게 연락했고, A씨는 이들에게서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챙긴 뒤 B씨에게 넘겼다.

B씨는 전달받은 서류를 바탕으로 국내 불법 취업을 원하는 현지 베트남인들의 증명서를 결혼이민자들의 친척인 것처럼 꾸며 방문 비자를 신청하도록 알선했다는 게 외국인청의 설명이다.

외국인청 조사 결과 A씨 일당이 알선한 현지 베트남인 가운데 21명은 국내에 입국해 불법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됐고, 나머지 23명은 입국 과정에서 발각돼 비자 발급이 거부되거나 국내 공항에서 입국이 가로막혔다.

A씨에게 가족 초청을 의뢰한 결혼이민자들 다수도 혼인관계증명서 등 자료를 도용당하고 본국의 가족들은 국내로 초청하지 못하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국내 체류질서 혼란을 초래한 허위 초청 알선 브로커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하고 국내 불법 체류 중인 베트남인들은 추후 검거한 후 강제 퇴거 조치할 계획"이라며 "누구든지 외국인을 입국시키기 위해 거짓된 사실을 기재하는 등 방법으로 외국인을 초청할 경우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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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김혜민 기자 m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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